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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계속되는 인터넷 기사 추락·감전사, 근무 환경부터 바꿔라

오피니언 기자수첩

계속되는 인터넷 기사 추락·감전사, 근무 환경부터 바꿔라

등록 2024.09.20 15:32

수정 2024.09.20 15:36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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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지난 5월 LG유플러스 소속 인터넷 수리기사가 통신장비 보수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물 외벽 고정식 사다리를 이용해 옥상으로 올라가던 40대 A씨가 발을 헛디뎌 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한 것. A씨는 곧장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았으나 엿새 만에 유명을 달리했다.

앞서 2019년에는 부산 서부산센터 소속 인터넷 설치 기사 B씨의 사망 사고도 있었다. B씨는 건물 밖에서 인터넷 선을 끌어와 내부로 연결하는 작업 도중 5~6m 높이에서 떨어졌다. 뇌출혈 증세에 두 차례 응급 수술을 했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사고는 비단 LG유플러스 소속 기사들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18년에는 50대 KT 수리기사 C씨의 사고도 있었다. 제주지사에서 근무하던 C씨는 작업 도중 추락해 숨졌다. C씨의 경우 업무를 홀로 진행해, 발견되는 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 당시 노조는 "2인 1조로 작업했다면 막을 수 있던 사고"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이 같은 업무 환경은 아직도 유지 되는 상황이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사망 사고에 각 사와 정부는 다방면에서 대책을 강구 중이다. 최근에는 이동통신 3사와 고용노동부가 함께 기지국 안전 시설물 공동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민간 임차 공간의 옥상, 옥탑 약 2만4000곳을 선정, 각 사당 8000곳씩 맡아 정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사다리 추락 방지 시설인 등받이울, 안전 발판 및 안전 고리를 연내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노력에도 소속 수리기사들의 위험한 업무 환경은 여전하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인터넷과 IPTV, 다양한 종류의 IoT를 개통·AS하는 데 있다. 업무를 위해 건물 외벽을 타거나, 가스관이나 전봇대를 타는 등 위험천만한 일을 한다. 수리기사 대부분이 하루에만 여러 건의 업무를 맡으며 동분서주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KT는 '중복할당'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중복할당이란 기사에게 시간당 여러 건의 업무를 배정하는 것을 지칭하는 내부 용어다. 예컨대 한 시간에 10여건의 업무가 배정되는 식이다. 이런 업무 할당 방식은 서비스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기사들의 작업 환경을 극도로 악화한다. 일정이 틀어질 경우 책임은 온전히 기사들의 몫이라, 이를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감마저 시달린다.

실적 강요 역시 이들의 발걸음을 서두르게 한다. 회사들은 "그런 일은 없다"고 단언하지만, 실상은 지사별로 강도 높은 업무 지시와 영업 압박이 자행된다고 현장에서는 입을 모은다. 실적에 따라 수당, 진급 등에 차별을 두는 것은 물론, 일각에서는 실적에 미달하면 경위까지 제출해야 하는 현실이다.

수리기사들의 안전을 위해선 기사들의 업무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통신사들의 발 빠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조치가 선행되지 않은 안전 대책은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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