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4일 화요일

  • 서울 19℃

  • 인천 21℃

  • 백령 20℃

  • 춘천 15℃

  • 강릉 16℃

  • 청주 20℃

  • 수원 19℃

  • 안동 17℃

  • 울릉도 23℃

  • 독도 23℃

  • 대전 20℃

  • 전주 20℃

  • 광주 21℃

  • 목포 22℃

  • 여수 21℃

  • 대구 18℃

  • 울산 20℃

  • 창원 19℃

  • 부산 21℃

  • 제주 24℃

산업 "탈원전 암흑기 지났다"...체코 원전 수주로 '체질 개선' 노리는 두산

산업 에너지·화학

"탈원전 암흑기 지났다"...체코 원전 수주로 '체질 개선' 노리는 두산

등록 2024.09.24 07:23

황예인

  기자

공유

'24조원' 규모 체코 원전 수주전···최종 계약 앞둬'두산 박형제' 체코 순방길 동행, 협력 강화 노력경쟁사 몽니 등 걸림돌 존재···향후 행방에 주목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두산그룹이 과거 탈원전 정책의 아픔을 딛고, 최근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24조원 잭팟'으로 불리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최종 수주에 사활을 걸며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24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체코 순방길에 동행했다. 체코 방문 동안 이들 형제는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에 방문하고, 양국 간 원전 협약식에 참석하는 등 체코 원전 수주 성공을 위해 힘을 실었다.

두산그룹 차원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지난 20일 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 등과 체코 원전용 증기터빈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두산스코다파워는 원전 최종 계약 체결 시, 증기터빈을 두코바니원전에 공급하고 원전 관련 설비들도 한국 기업이 생산·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앞서 두산은 지속적인 적자행진과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 영향으로 약 5년 전부터 신규 수주 물량이 끊기면서 수익성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당시 두산이 주기기 공급을 맡았던 신한울 3·4호기 사업이 백지화되고, 수출길도 막히게 되자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의 영업손실액은 점차 불어났다. 두산중공업은 석탄과 원자력 사업을 제외하고는 주력 먹거리가 미비한 시기였기 때문에 재무 건정성에 더욱 직격탄을 맞았던 것이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그룹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2020년에는 채권단 관리 체제를 받으며 한동안 정부 지원 자금에 의존하기도 했다. 2020년 상반기 기준 두산중공업의 매출은 약 7조4000억원이었는데, 이는 전 반기 매출액(15조7000억)과 비교해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부채비율 역시 300%가 넘어가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했다.

건설·원전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위기를 겪었던 두산이 최근 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탈원전 폐기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원전 사업이 살아날 기색을 보여서다. 대표적으로 8년 동안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이 재개되면서 다시 삽을 뜨게 됐다. 여기에 한국수력원자력 주축의 '팀코리아'가 24조 잭팟 사업인 체코 원전 두코바니 수주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나 두산은 이번 체코 원전 수주 프로젝트를 따낼 시, 약 8조원가량의 공사비를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 기기 제작에 5조7000억원, 주 설비 공사는 2조8000억원 규모다. 이는 전체 예상 사업비(24조원) 중 약 33%가 두산에너빌리티의 몫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회장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추가 수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원전 사업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원전산업 생태계와 지역 경제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풀리지 않은 걸림돌도 존재한다. 체코 수주전을 두고 한국과 경쟁을 벌인 미국·프랑스 측이 체코 반독점 당국에 이의를 제기하며 발목을 잡은 탓이다. 미국 원자력발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APR1000과 APR1400 원자로 설계가 자신들의 특허를 이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진정을 냈으며, 막판까지 경쟁을 펼친 프랑스 전력공사 EDF 측도 입찰에 공정거래와 투명성 원칙이 결여됐다며 체코 당국에 항의했다.

조 단위 프로젝트에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만큼, 두산을 비롯한 코리아팀과 정부가 남아있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체코 방문 시, 전반적인 분위기는 괜찮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좋은 결실 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