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법인 고용보장 두고 갈등···노조, 26일 결의대회"분사는 중대한 사안···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었어""더 이상 경영실패 전가해선 안 돼···악습부터 바꿔야"
엔씨 노동조합 우주 정복은 26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사옥 앞에서 두 번째 결의대회 및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분사 계획에 대해 항의했다.
송가람 엔씨 노조 지회장은 이번 분사가 사실상 회사의 일방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송 지회장은 "회사는 분사라는 크고 중대한 절차를 결정 3일 전에 와서야 직원의 의견을 취합했다"면서 "의견을 받아 논의할 시간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 반영한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분사에 대해) 설명도 제대로 하지도 않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만 반복했다"고 한탄했다.
엔씨는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 분할을 확정하고, 다음 달 1일부로 엔씨QA·엔씨IDS 등 2개 분사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본사에서 엔씨QA·엔씨IDS로 이동할 직원 수는 총 360명으로 각각 180명씩이다.
그간 노조는 분사로 설립될 자회사가 추후 폐업하더라도 직원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사측과 대립해 왔다. 다만, 회사는 신설법인이 3년 이내 폐업 또는 매각할 경우에만 재고용을 약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날 구현범 엔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분사 대상 임직원에게 "신설법인 설립일로부터 3년 이내 폐업 또는 매각하게 될 경우 신설법인 소속 사우님들 중 엔씨 재입사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엔씨로의 재고용을 약속하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했다.
여기에는 "매년 임금 교섭으로 결정되는 정규연봉은 향후 3년간(2025년~2027년) 엔씨 연봉인상률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해당 기간 정규 연봉 인상은 임금 교섭 완료 이후 엔씨와 동일한 일정으로 진행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송 지회장은 "3년간 고용 보장하겠다는 것은 곧 3년 뒤에는 자르겠다는 얘기로 들린다"며 "폐업이나 매각, 합병 등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임직원 처우를 단 3년만 보장하겠다고 말하는 회사를 쉽게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엔씨는 올해 3월 박병무 공동대표 취임 이후 고강도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 취임 후 진행한 인력 감축, 자회사 및 각종 사업 정리도 모두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마지막으로 송 지회장은 "재미있고 건강한 게임을 만들어 정상화해야지 기존 악습을 모두 그대로 둔 채 인력을 감축하고 비용만 줄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더 이상 경영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지 말고 고용안정 보장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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