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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삼전' 하락에 9조원 베팅한 개미들, 웃을 수 있을까

증권 종목

'삼전' 하락에 9조원 베팅한 개미들, 웃을 수 있을까

등록 2024.10.10 11:57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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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까지 약 한 달 간 개인들 9조원어치 순매수연일 하락하며 '5만전자'로···고점 대비 33% 빠져 HBM 경쟁력 약화·디램 수요 부진에 전망도 '부정적'

그래픽 = 홍연택 기자그래픽 = 홍연택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5만전자'까지 내려앉았다. 반도체 열풍에서 홀로 제외되며 3분기 어닝쇼크(예상보다 저조한 실적)를 기록한 가운데 경영진이 사과하는 이례적인 일도 발생했다. 이에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저점 매수 구간으로 판단, 약 한 달 간 9조원 어치를 사들이며 여전히 삼성전자의 '봄'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 지연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 '겨울'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8일(9일 휴무 제외)까지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2위는 삼성전자우로 각각 규모는 9조1890억원, 4790억원이다. 반면 외인들은 21일 거래일간 삼성전자 주식을 9조983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신용융자잔고는 6180억원에서 9515억원으로 53.9% 증가했다. 신용융자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인 뒤 변제를 끝내지 않은 금액으로, 해당 잔고가 증가했다는 것은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상승했다는 뜻을 의미한다.

개미들이 삼성전자를 자신들의 장바구니에 대거 담는 것은 현재 저점에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18.84% 하락했다. 올 상반기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은 반도체 호황으로 상승세를 탄 주가는 7월 중 8만8800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하반기부터 D램 가격 하락,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경쟁력 약화 등으로 하락세로 전환하며 6만원까지 떨어졌다.

주가 부양을 위한 삼성전자 임원진들의 자사주 매입 소식도 개인들의 매수세를 부추겼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저점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달 이후 삼성전자 임원 26명은 회사 주식을 적게는 100주에서 많게는 1만주까지 매입했다. 총 51억원어치로 집계된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당분간 가시밭길 전망이다. 악재가 겹겹이 쌓인 탓이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영업일 대비 800원(1.33%) 하락한 5만9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고점 대비 33% 하락한 수치이며, 이날 장중에는 5만8900원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어닝쇼크 여파가 지속된 영향으로,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6.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84% 감소, 시장 기대치를 약 15% 밑돈다. 이에 경영진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까지 발표했다.

이날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직장' 1위 자리도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이번 조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1위)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2위)에 밀렸다.

더 큰 문제는 주력인 범용 D램 부진과 AI용 반도체 경쟁력 약화로 4분기 실적 마저 위태롭다는 점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PC 등 세트 수요 부진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범용 메모리 사이클 둔화로 주가의 단기 모멘텀은 약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E 8단 제품 퀄(승인) 테스트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3분기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성전자는 설명 자료에서 "HBM3E의 경우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사업화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요가 견조한 HBM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수요에 따라 SK하이닉스와 TSMC는 사상 최고 실적을 내는 등 반도체 산업은 호황인 가운데 현재 삼성전자만 소외된 것"이라며 "반도체 겨울이 아닌 삼성전자의 겨울로 엔비디아 HBM3E 공급이 늦어지고 있으며 파운드리 사업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어 산업 평균 대비 부진한 흐름이 연말과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부진이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개인투자자들 근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에서 7월 말부터 삼성전자를 제외해보면 2700 초반 수준으로 계산된다"며 "그만큼 삼성전자 부진이 8~9월의 증시를 압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속될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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