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인거래소 CEO들, "지배구조 손질" 엄포에 정치권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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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거래소 CEO들, "지배구조 손질" 엄포에 정치권 'SOS'

등록 2026.02.04 13:04

한종욱

  기자

정치권 만난 디지털자산거래소 CEO들정부 규제 시 두나무·빗썸 타격 불가피재산권 침해 우려···중요한 역할 맡은 TF

[DB 국회, 국회의사당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국회, 국회의사당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국내 주요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최고경영자(CEO)들이 국회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와 만남을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지분 규제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거래소 CEO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민주당 디지털자산 TF와 비공식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의 핵심 의제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다.

금융당국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의 대주주 지분 한도 15%를 참고해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였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억원 "지배구조 손볼 필요 있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가상자산 사업자와 이용자,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통합법을 추진한다"며 "2단계 법체계에서 거래소의 법적 지위가 달라진다"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신고제하에서는 3년마다 갱신해야 하지만 인가제로 전환되면 영구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게 된다"며 "그만큼 거래소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만큼 이에 걸맞은 지배구조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주주에게 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존 거래소나 대체거래소에도 지분 제한이 있는 만큼 가상자산 거래소 역시 공적 성격에 맞게 소유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IPO·합병 추진 거래소들 비상


이 같은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최대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두나무와 빗썸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을 추진 중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전사적으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합병 과정에서 지배구조 재편이 필수적인데 대주주 지분 제한이 더해지면 통합 작업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나스닥으로의 기업공개(IPO) 추진도 덜미를 잡힐 수 있다.

빗썸도 타격을 받는다. 대주주 지분이 70%를 상회하는 만큼 이정훈 의장의 주식 대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이 경우 빗썸도 원활한 IPO 추진이 불가능하다. 최근 고팍스를 인수한 바이낸스, 미래에셋이 인수를 추진하는 코빗도 걸림돌이다.

현재 한국거래소의 대주주는 6.42%의 지분을 보유한 KB증권이다. 이 밖에 각 증권사가 3% 내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의 경우 금융투자협회가 6.64%로 대주주다. 백분율 상으로는 미래에셋,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과 동일하지만 이들보다 한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형평성 없는 규제···위헌 소지도


만일 이 시나리오대로 갈 경우 증권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이며 코스콤과 한국결제예탁원도 주주로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한국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기관들도 포함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지배구조 적용이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형평성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대체거래소는 증권사 중심의 구조로, 일반투자자가 거래소에 바로 접속하는 구조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제3의 대체거래소를 설립하기엔 코인 거래소는 증권사에 비해 독립적 사업체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다.

또 민간 자본으로 설립된 플랫폼을 정부가 나서서 지배구조를 손보는 것과 관련해 법조계는 이를 헌법상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위헌 소지가 크다. 거래소가 갖고 있는 지위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시장을 방치하고, 왜곡한건 정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은 정부에게 있으면서 민간 기업에게 이를 돌리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며 "현재로선 이렇게 갈 경우 소송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시선은 디지털자산 TF에 쏠려 있다. 일각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한 의견 수렴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편으로 아직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 통일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주주 지분 소유 제한에 힘을 싣고 있는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 설득도 TF의 과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거래소에 한해 30%까지 지분 소유 제한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는 소문도 있다"며 "법안을 둘러싸고 각종 추측만 난무해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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