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뻥튀기 공시등에 고점 대비 54%↓류 회장 유상증자로 706억원 차익 얻어2차전지 사업 불확실성도 커지며 신뢰 저하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양은 전 영업일 대비 1900원(3.63%) 하락한 5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들어 54%, 고점 대비 62.3% 하락한 수치다.
금양은 화학물질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 하는 회사로 화학 발포제 등을 제품 포트폴리오로 구성, 현재 신사업으로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한 이력이 있어 지난해 배터리 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작가가 기업공개(IR) 담당으로 있었던 금양을 2차전지 수혜주로 추천하면서 같은 해에만 359.18% 상승한 바 있다.
축배를 들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고배를 마시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2차전지 테마가 꺾인 가운데 실적마저 변변치 못하면서 겨우 올린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2024년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액 670억원, 영업순손실 146억원으로 집계된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하락, 영업순손실은 전년 대비(43억원) 크게 확대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역시 189억원으로 지난해(65억원) 대비 약 3배 늘었다. 지난 4월에 공시된 지난해 매출액은 1356억원, 영업순손실은 168억원으로 각각 21% 하락, 적자 전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27일 금양은 장 마감 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450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로 신주 1156만주 발행, 예정 발행가액은 기준 가격(5만4516원) 대비 25% 할인된 3만8950원이다. 조달 자금은 2차전지 시설자금으로 3502억원, 채무상환자금으로 100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통상 공모 방식 유상증자는 유통물량 주식수가 증가해 기존 주주 자금 부담을 키우고 지분 가치를 희석할 수 있어 악재로 여겨진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류광지 회장의 참여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금양 최대주주인 류 회장은 지난달 30일 기준 지분 35.62%(2067만6103주)를 보유 중으로 이번 주주배정에 100% 참여해 신주 1156만주 중 411만7409주(20% 수준)를 배정 받는다. 예정 발행가 기준 1604억원 규모다.
금양은 "최대주주는 청약자금 마련 등을 위해 신주배정기준일로부터 신주인수권증서 상장 거래일까지 기간 사이에 보유 중인 보통주 구주 457만4899주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늘 종가(5만500원) 기준 2310억원 상당으로 류 회장은 증자에 100% 참여하지만 더 많은 구주를 매각해 706억원 규모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지분율은 구주 매각과 증자 참여에 따라 29.05%로 6.57%포인트(p) 하락한다. 즉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지분율을 감소시키고, 유상증자를 통해 실질적으로는 자금을 회수하는 셈이다.
같은 날 발표한 몽골 광산 관련 정정공시도 주가 하락과 투자자 신뢰 저하를 부추겼다. 작년 5월 금양은 2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이유로 몽골 광산개발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당시 제시한 올해 연간 매출은 4024억원, 영업이익은 1609억원이었으나 정정 공시된 매출 추정치는 66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 수준으로 각각 98.4%, 99% 급감했다. 2025년과 2026년 실적 예상치도 90% 이상 하향 조정했다.
이에 지난 2일 한국거래소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금양 주가는 지난달 27일부터 4거래일 간 16.21% 급락했다.
리튬 사업 실적 뻥튀기 사실이 터지자 2차전지 사업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화학제품 제조판매가 매출액에 차지하는 비율은 100%다. 발포제가 496억5900만원(65.22%), 가장 많은 부분 차지했으며 뒤이어 발포제 유관제품(33.70%), 발포제 원료(1.03%) 순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기본적으로 발행주식을 증가 시켜 주가 하락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에다 최근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자체적으로 회사 이미지와 주가를 상쇄시키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믿음이 있어야 담보가 되고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회사 실적과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다르게 이런 이슈는 악재로 작용하며 2차전지주가 동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기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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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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