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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금양, 원통형 배터리 2조3000억 수주···LG·삼성 경쟁사 될까

산업 에너지·화학

금양, 원통형 배터리 2조3000억 수주···LG·삼성 경쟁사 될까

등록 2024.09.20 14:34

수정 2024.09.20 14:39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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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나노테크 에너지에 2030년까지 공급ESS, UPS 등으로 활용···EV용은 아직상징성 분석과 함께 생산량 미달 지적도

"배터리 실적 제로(0)", "테마주일 뿐"

발포제를 만들던 금양이 이차전지 기업임을 강조하자 시장은 이렇게 평가했다. 하지만 금양은 시장의 평가를 뒤집고 지난 19일 17억2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하는 2170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이차전지 첫 수주 성과를 공시했다. 국내 기업이 원통형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금양이 세 번째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양은 "나노테크 에너지(Nanotech Energy)를 당사의 2170 원통형 셀에 대한 미국 내 독점적 유통업체로 지정하고 고객에게 재판매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UPS(무정전 전원장치) 및 기타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금양이 생산한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판로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로 나노테크는 금양 배터리를 애플리케이션별로 다르게 적용해 이를 글로벌 시장에 재판매할 예정이다.

또 이날 양사는 차세대 배터리 공동개발 및 생산과 더불어 미국 내 JV 설립을 위한 MOU(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ESS, UPS 및 방산용은 물론 전기차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나노테크는 그래핀(graphene) 기반 배터리 개발 기업이다. 그래핀은 탄소로만 이루어진 흑연에서 분리한 나노물질로 내구성과 열전도성이 높은 특징이 있다. 나노테크에 따르면 그래핀은 강도 면에서 강철보다 약 200배 더 강하고 전도성은 구리 대비 최대 70%나 높아 배터리의 발열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또 우주에서 네 번째로 풍부한 원소인 탄소로 구성돼 고갈 위험성도 없다.

나노테크는 그래핀 배터리로 지난 2022년 세계 최대 IT·가전 제품 전시회인 'CES 2022'에서 배터리 부문 혁신상(Innovation Award Winner)'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그래핀 배터리를 시장에 출시된 다른 배터리보다 18배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고 섭씨 700도가 넘는 온도에서도 내화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그래핀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화재 위험성이 낮고 에너지밀도도 끌어올릴 수 있다"며 "현재 ESS 등에 쓰이는 배터리의 대체물질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극재에 쓰이는 값비싼 흑연을 대체하기 때문에 배터리 가격을 줄일 수 있고 향후 EV(전기차)용으로도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양은 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평가되는 46시리즈도 내년 6월부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지름 46㎜, 높이 95㎜의 4695 원통형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전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탑재된 4680보다 에너지밀도가 높아 배터리 팩 생산성을 약 31%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신생기업의 배터리를 (나노테크가) 수용했다는 건 금양의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번 공급계약은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이끄는 테슬라 등 전기차용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과 경쟁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교수는 "금양이 아직 전기차용 배터리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고 일차전지 위주의 기업이라 CAPA(생산능력) 면에서도 뒤처져 있어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며 "전기차용으로 진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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