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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혹한기 겪는 건설업계

부동산 부동산일반

혹한기 겪는 건설업계

등록 2024.10.14 15:53

수정 2024.10.14 16:06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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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인하에도 건설업계는 한겨울 통과 중지난 9월까지 부도난 건설업체 23곳···작년 2배원가율 오르고 사업 포기···금리추가 인하 절실

[DB 부동산, 물가, 재개발, 타워 크레인, 공사, 철근, 주택, 아파트, 공사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부동산, 물가, 재개발, 타워 크레인, 공사, 철근, 주택, 아파트, 공사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건설업계가 장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등 3중고를 겪으며 문을 닫는 중소형 건설사들이 폭증함은 물론, 주택사업이라는 확실한 돈줄을 쥔 대형건설도 경전철 등 각종 사업을 포기하며 업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더욱이 인건비와 공사비가 폭등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며 매출 원가율이 치솟고, 악몽 같은 미분양 유령에서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이미 부실화한 지방 등 건설부동산 업계를 살리기엔 역부족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당장 한은 추가 금리 인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일각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14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9월(10일 기준) 누적 기준 부도난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로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 제외)는 모두 23곳이다. 이는 동기 기준(1~9월) 지난 2019년(42곳)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동기(11곳) 대비로는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연간 부도 업체(21곳) 수를 이미 넘어섰다.

면허별로 부도 업체는 전년 같은 기간(종합건설사 6곳·전문건설사 5곳)보다 증가한 △종합건설사 8곳 △전문건설사 15곳 등으로 조사됐다. 건설사 폐업도 증가추세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330건으로, 전년 동기(266건) 대비 24.1% 늘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는 1410건으로, 107건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에 새로 진입하는 업체는 감소세다. 특히 올해 1~8월 누적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은 지난해 같은 기간(715건)보다 57.3%나 감소한 305건에 불과했다. 비교적 진입이 쉬운 전문건설사의 경우 지난해 1~8월 누적 3259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3488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전체 전문건설업종 현황 기준으로 전년 대비 -1.93의 증감률을 보인 만큼 신규 진입보다 폐업 수가 많은 셈이다.

더욱이 통계로 드러나지 않지만, 영업을 중단한 지방 소규모 건설사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장기 침체로 버티지 못하는 지방의 중소 건설사들은 확인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나마 규모가 있는 회사의 경우 당좌거래를 이용하는 만큼 부도가 나면 확인이 되지만 규모가 더 작은 회사의 경우 부도가 나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계상 수치보다 더 심각한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는 '3고(금리·물가·환율)' 탓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3년 건설자재 가격은 약 35% 상승했다. 레미콘과 시멘트 가격은 각각 34.7%와 54.6% 올랐고, 철근(64.6%), 건축용 판금 제품(70.3%) 등 자잿값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건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분양가도 불가피하게 상승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마찬가지다. 원가율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위례신사선, 서부선 등 대형 경전철 사업을 잇달아 포기하는 등 휘청거리는 모습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FN)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시공 능력 평가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3.0% 감소한 10조8000억원, 8048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2위 현대건설은 8조2023억원의 매출과 183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매출은 4.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8%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매출 원가율이 94.9%에 달해 전년(94.1%)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원가율은 원자재비용과 인건비 등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기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수익성 감소가 가늠되는 부분이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대우건설의 3분기 매출은 2조5340억원, 영업이익은 1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3%, 33.2%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DL이앤씨는 매출 2조4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5.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의 상반기 매출 원가율은 각각 90.8%, 91.2%로 집계돼 전년 대비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형사들은 경전철 사업에서 잇따라 손을 떼는 등 사업 리스크 관리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건설사들이 돈줄이라고 믿는 주택사업도 미분양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적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달 1만6461가구로, 전월보다 2.6%(423가구) 늘었다.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2020년 9월(1만6883가구)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수도권 악성 미분양은 2821가구로 전월보다 2.7% 줄었지만 지방에선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전남의 악성 미분양이 2549가구로 가장 많고, 경남과 경기가 각각 1730가구로 뒤를 잇는다. 대구 악성 미분양은 전월보다 7.8%(138가구) 줄어든 1640가구 수준이다.

건설 경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건설업 재정 지표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4분기 건설업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3.24%로 지난해 2·4분기 3.40%보다 0.16%P 떨어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2·4분기 3.35%에서 올해 2·4분기에는 2.97%로 0.38%P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에 높은 금융비용까지 더해지며 이자보상비율 또한 전년 동기 대비 떨어졌다. 2024년 2·4분기 건설업 이자보상비율은 229.70%로 2023년 2·4분기 238.68%보다 8.98%P 하락했다.

이에 따라 건설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을 지표화한 건설경기 실사 '종합실적지수 역시 하락했다. 지난달 기준 건설경기 실사 '종합실적지수'는 69.2로, 전월 대비 3.0%포인트(p) 감소했다. 이 수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낙관론이, 100 이하면 부정론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한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최근 금리를 낮추었지만, 이미 부실화한 건설부동산업계를 살리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고 말한다. 추가 금리 인하나 대출 규제 유연화 등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비등해지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 금융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됐다는 것은 PF업계에 긍정적인 신호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부실화 위기에 빠진 건설부동산업계를 살리려면 추가적인 지방‧부동산을 살리려면 1% 포인트 이상 가까운 추가적인 인하기 필요하다. 더불어 수요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대출 규제도 더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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