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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최태원 SK 회장 "2027년 'AI 대확장' 도래···반도체·에너지 경쟁력 키워야"

산업 재계

최태원 SK 회장 "2027년 'AI 대확장' 도래···반도체·에너지 경쟁력 키워야"

등록 2024.11.03 09:4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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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밸런싱 등 성과 점검하고 후속과제 집중 논의'본원적 역량 강화' 초점 맞춘 'OI 2.0' 추진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4 SK그룹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세대 챗GPT의 등장과 맞물려 AI(인공지능) 시장이 크게 확장될 전망하며 반도체·에너지 등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신경을 쏟아 줄 것을 주문했다.

3일 SK그룹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2024 CEO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그리고 주요 계열사 CEO 등 최고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최태원 회장은 2일 폐회사에서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영개선'은 단순히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고,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되지 않지만 경영의 핵심 요소인 '기업가 정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중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최 회장은 일상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젊은 구성원과 리더가 AI를 접목한 운영개선 방안 등을 제시하고, 그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해주는 방안도 제안했다. 운영개선 고도화를 위해선 AI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은 AI 사업 방향과 관련해서는 "SK가 보유한 기술력, 그리고 그룹 계열사 간 또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싸고 우수한 AI 데이터센터(DC)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어 향후 핵심 과제로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 AI 칩 경쟁력 강화 ▲소비자 기반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 설루션' 사업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CEO에게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거시 환경 변화를 잘 보고, 사별 특성에 맞게 사업 환경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운영개선' 달성도를 정량화하고 측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룹 순차입금 70조원까지 감소···합병·매각 등에 계열사수↓



이와 함께 CEO는 올해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성과를 점검하고, 후속과제 실행을 가속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SK의 주요 재무지표엔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약 84조원에 달했던 그룹 순차입금은 손익과 현금흐름 개선, 자산 매각 등 운영개선 활동을 통해 2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3분기 말에는 70조원대로 낮아졌다. 219개였던 계열사 수도 올 연말까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CEO들은 잉여현금흐름(FCF) 극대화 등 '운영개선 1.0' 활동으로 재무구조 안정화라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는 제조, 마케팅 등 '운영 역량'을 제고하는 '운영개선 2.0'을 통해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시장과 소비자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역량 중심의 '운영개선 3.0'으로 진화시켜야 한다는 방향성도 수립했다.

세미나에서는 SK하이닉스가 8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극복하고 지난 3분기 7조원의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거둔 요인을 소개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실적 개선은 단순히 반도체 시장 회복에 편승한 결과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인 청주 M15을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라인으로 구축하는 과감한 의사결정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 '원 팀 정신' 기반 아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조직문화 등이 반전의 기회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은 SK와 우리나라가 더 큰 성장을 이루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수출 확대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수출역량 결집과 사업 간 시너지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SK 계열사뿐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SK는 지난해 수출액 9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수출(828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달한다. 지난해 59조원을 수출한 SK이노베이션은 고부가 제품 확대, 동남아·중남미 등 신규 시장 개척으로 수출액을 더욱 늘리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AI 산업 발전과 함께 급속도로 수요가 커지는 HBM을 중심으로 수출 규모를 지속 확대한다.

외부 전문가 "리밸런싱으로 중복투자 해소···시너지 창출해야"



외부의 냉철한 시각으로 SK그룹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과제를 찾아보는 특별 세션도 마련됐다. 유튜브 경제채널 '삼프로TV' 김동환 대표, 권순우 상무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SK' 세션에서 "리밸런싱 이전의 SK는 계열사 간 경쟁적인 중복투자, 과잉투자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며 "어느 순간부터는 회사를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것처럼 보였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등 에너지 사업 수직계열화,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방향의 큰 단추는 잘 꿰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향후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로 성과를 내고, 갖춰진 퍼즐을 온전한 그림으로 완성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경영진들은 그룹 고유의 경영체계인 'SKMS(SK 매니지먼트 시스템)' 실천력 강화와 구성원 행복 제고 방안을 고민하는 시간도 가졌다. SKMS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난 1979년 처음 정립했으며 지난 45년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개정을 거듭하고 있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하반기 이후 선제적인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면 미래에 더 큰 도전과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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