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도 호실적 전망···거래대금 급증 수혜는 대형사 집중발행어음·IMA 등 치열해진 자본력 경쟁···실적 양극화 심화중소형사, WM·구조화금융·토큰증권으로 수익 다변화 추진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권업계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혜가 대형 증권사에 집중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와의 실적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2분기에도 대형사 중심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수익원 다변화와 체질 개선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유례없는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가 신고가를 갈아치우면서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었고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운용 부문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어서다.
한투·미래에셋 조 단위 순이익 행진···거래대금 증가 수혜 '톡톡'
한국투자증권은 위탁매매와 기업금융 호조를 바탕으로 올해 1분기 784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스페이스X 투자자산 평가이익 등을 앞세워 1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쓸어 담았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브로커리지와 WM 확대에 힘입어 상반기 내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존재했으나 2분기에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한 72조5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키움·대신증권의 올해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대비 58.9% 증가한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들어 거래 환경은 더욱 좋아졌다.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81조5000억원으로 1분기 66조6000억원을 크게 웃돌았고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모두 증가세다. 거래시간 연장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외국인 통합계좌 규제 완화 등이 하반기에도 거래 회전율을 높이며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모든 증권사가 같은 기회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대금 증가는 업권 전체에 긍정적이지만 실제 수혜는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경쟁력을 확보한 대형사에 집중되고 있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물론 신용공여 이자수익, 운용수익, 기업금융 수수료까지 대부분의 수익원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대형사들의 이익 체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반면 리테일 기반이 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거래대금이 늘어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위탁매매 비중이 낮아 브로커리지 확대 효과가 크지 않고 기업금융 역시 대형 딜보다 중소형 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참여 여부가 갈리면서 자본력에 따른 실적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분기 순익 '사상 최대'···자본력 따라 이익 규모 천지차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61곳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32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약 45%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은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키움증권 등 주요 대형사들이 견인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의 순이익은 각각 150억원, 234억원에 그쳤다. iM증권과 현대차증권도 각각 217억원, 2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26.9% 감소한 28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대부분 실적을 개선하긴 했지만 절대적인 규모에서 대형사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분기 양극화 심화 전망···자본 활용·수익원 다각화 관건
2분기에도 이 같은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증권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증권업 전반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브로커리지 외 경쟁력을 갖춘 회사 중심으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 운용과 발행어음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금융지주를 최선호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상인증권은 자본 활용 능력이 향후 증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이 브로커리지 중심 산업에서 자본 활용 중심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지속성과 자본수익효율성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래대금이 늘더라도 자본을 활용한 운용과 조달 역량이 부족한 회사는 대형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위축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은 과거 핵심 수익원이었던 부동산금융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하지만 거래대금 증가 효과는 제한적이고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 같은 신규 사업도 자본 규모의 벽에 막혀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은 외형 확대 경쟁 대신 강점 분야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리테일과 자기자본 규모에서 대형사와 정면 승부가 쉽지 않은 만큼 WM, 구조화금융(SF), IB, 토큰증권(STO) 등 차별화가 가능한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SK증권은 기업금융 조직 확대와 패시브영업본부 신설을 통해 기관영업과 ETF 경쟁력을 강화했고, iM증권은 자본효율성 중심의 경영체계를 구축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구조화금융과 대체투자,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교보증권과 iM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코스콤의 STO 공동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고 우리투자증권도 디지털자산과 STO 사업 협력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증권업은 경쟁 심화로 인해 수익모델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자기매매·IB·WM 등으로 수익원 다각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중소형사는 전문화를 기반으로 부문간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전략적 다각화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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