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7일 밸류업 발표주주환원보다 기업가치 제고 방점"진정한 밸류업은 경쟁력 제고"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적용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과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이하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한다는 기존 정책은 유지하되, 주당 연간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올리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고정배당금을 상향함에 따라 앞으로 총 현금 배당액이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환원과 재무 건전성 강화라는 두 가지 모두를 균형 있게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순현금 달성'과 '적정현금 확보'라는 구체적인 재무 건전성 목표를 설정, 기존 정책에서 지급하던 연간 FCF의 5%는 재무구조 강화에 우선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연간 투자 규모를 매출액 대비 평균 30%대 중반 수준으로 하겠다는 '설비투자 원칙(CapEx Discipline)'도 세웠다.
SK하이닉스는 다가온 인공지능(AI) 시대와 함께 개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실적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역대급 배당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졌지만 이를 부응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SK하이닉스의 주가도 밸류업 발표 전에 비해 오히려 하락했다. SK하이닉스의 26일 종가는 17만7100원이었지만 28일 종가는 16만1100원으로 9%가량 떨어졌다. '트럼프발(發)' 리스크로 인해 업황 우려 영향과 함께 밸류업 발표에 대한 실망감 등도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오히려 SK하이닉스의 이번 밸류업 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최근 악화됐던 재무건전성과 중장기적 지속성장 측면에서 봤을 때 주주환원보다는 기업가치 제고에 보다 방점을 두는 게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발표된 향후 3년간 주주환원 정책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다소 실망스러운 시장 반응이 있을 수 있지만 메모리 업종은 주주환원보다 기술 리더십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며 "향후에 SK하이닉스의 재무 건전성이 강화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 강화와 연결될 수 있고, 나아가 밸류에이션 할증에 대한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주주환원 자체는 후퇴했다고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진정한 기업가치 제고는 경쟁력의 제고에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순현금 구조로의 전환은 주주 환원만큼이나 기업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며 "과거 허약한 재무 체력으로 인해 베타 플레이어(beta player)로서의 위치에 머물렀던 경험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향후 중국 경쟁사와의 자본 게임에서 생존 능력을 높이기 위해 순현금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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