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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컨틴전시 플랜 가동한 롯데, '돈 되는 자구책' 총동원한다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컨틴전시 플랜 가동한 롯데, '돈 되는 자구책' 총동원한다

등록 2024.11.29 15:31

수정 2024.11.29 15:34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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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2.9조·케미칼 2조·지주 1.9조·호텔 1.1조 투입 가능 강조케미칼, 자산 매각·기초화학 비중↓·타워 담보 EOD 사태 진화쇼핑, 15년 만 7.6조 규모 보유 자산 재평가···부채 비율↓기대

기관투자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에서 열린 롯데그룹 통합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하기 위해 설명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기관투자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에서 열린 롯데그룹 통합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하기 위해 설명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롯데그룹이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한다. 유동성 부족 사태가 확산 될 경우를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구상하는 등 모든 자구책을 총동원하겠단 방침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 주요 계열사들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러한 계획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설명회에서는 롯데지주 주최로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들이 나서 재무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정부와 국회, 대통령실에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롯데그룹 대책안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각 계열사는 부채와 현금성 자산 등을 공개하고 경영 효율화 방향, 재무구조 개편 방안 등을 제시하며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나섰다.

먼저 계열사별 예금과 여신한도 등 현금성 자산을 활용하는 안을 내놨다. 11월 기준 롯데쇼핑 2조9000억원, 롯데케미칼 2조원, 롯데지주 1조9000억원, 호텔롯데 1조1300억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7조6000억원 규모의 토지 자산을 재평가하기로 했다. 이는 자산의 실질 가치 반영과 재무구조 개선을 하기 위함으로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실시한 평가에서는 3조6000억원의 평가 차액이 발생하며 부채비율을 102%에서 86%로 낮추는 효과를 봤다.

롯데쇼핑 토지 자산이 7조6000억원까지 늘어난 데다, 이번 재평가를 통해 15년간 급등한 부동산 가격이 반영될 경우 재무구조가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투자은행 한 관계자는 "이번 자산 재평가를 통해 롯데쇼핑이 상당한 재무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 센텀시티점을 비롯해 10곳 이상의 실적이 부진한 점포 매각을 추진한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의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3분기에도 4136억원의 영업적자와 816억원의 상각전영업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내년까지도 부채 비율이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투자를 올해 2조5000억원에서 내년 1조3000억원, 2026년부터는 5000억원 대로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2030년에 들어서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 전경. 사진=롯데물산 제공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 전경. 사진=롯데물산 제공

다만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회사채 원리금 상환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수익 자산 매각도 추진할 방침이다. 여수·대산 공장은 이미 원가 절감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7일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 해결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최근 10년간 발행한 회사채 14개에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한 상황이다. EOD는 어떤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일 전에 조기 회수 할 수 있는 권리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30일 기준 계약상 유지해야 하는 재무비율 중 3개년 누적 이자보상비율(EBITDA/Interest Expense)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측은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시중은행에서 보증받아 회사채 신용도를 보강하는 조건으로 사채권자들과 협의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다음 달 19일 EOD 사유 발생 이후 처음으로 사채권자와 대면한다. 이날 사채관리계약서에 EBITDA 관련 내용을 지워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EOD 우려가 발생한 회사채 규모는 총 2조450억원으로, 현재 가치로 6조원이 넘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받을 경우 사채권자들의 상환 요청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자산 경량화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줄이고, 첨단소재 비중을 늘려 매출 8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롯데건설은 부실 사업장 정리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건설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조284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부채 총계가 5조9000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에 부채를 낮추고 현금성 자산 확보에 고삐를 죄겠단 입장이다.

부채를 1조원가량 줄여 올해 말 부채비율을 187.7%로 낮추고, 우발채무 규모도 2조원 이하로 관리하겠단 방침이다. 현금성 자산은 1조3000억원, 차입금은 1조9000억원대를 각각 목표로 한다.

롯데건설 측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을 늘려 미분양 위험을 줄이고, 이자 비용 축소를 위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호텔롯데는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부동산 자산이 상당한 만큼 롯데리츠와 협업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호텔 브랜드 L7과 롯데시티호텔 매각 가능성도 열어둔다. 고정비 절감을 위해 월드 타워 내 호텔 영업 면적도 줄이고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롯데면세점은 부실 면세점 철수를 검토한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일본과 베트남, 호주 등 해외에서 시내 면세점 3곳과 공항면세점 10곳을 운영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런 자구책에도 유동성 우려가 가라앉지 않으면 가용예금과 지분 매각 자금, 부동산 자산을 활용하는 적극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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