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매출 상승으로 3강 구도 강화수출 비중 확대와 진출국 다변화 추진신제품 출시·현지 유통망 확보 경쟁
지난해는 국산 톡신의 글로벌 확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해로 평가된다. 국내 시장이 이미 경쟁 심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세 회사 모두 해외 판매 비중 확대와 진출국 다변화를 성장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곳은 휴젤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젤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4251억원, 영업이익 2016억원, 순이익 144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21.3%, 순이익은 0.6% 증가했다. 주력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보툴렉스 매출은 2338억원으로 15% 늘었고, HA필러 매출도 1297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여기에 화장품 및 기타 제품 매출이 616억원으로 45.9% 급증하면서 전체 성장 폭을 키웠다.
휴젤의 강점은 단순한 매출 규모보다 해외 확장 속도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톡신과 필러 해외 매출은 2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수출 비중도 2024년 66%에서 2025년 74%로 높아졌다. 미국과 브라질을 포함한 북남미 지역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해당 지역 톡신·필러 매출은 679억원으로 1년 새 105% 증가했고, 4분기 매출 증가율은 300%를 웃돌았다.
휴젤 관계자는 "세계 최대 톡신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글로벌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면서 "올해부터는 파트너사 유통과 직접 판매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판매 모델을 본격 추진해 공격적인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은도주력 톡신 제품 나보타의 고성장이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나보타의 2025년 매출은 2289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22.8% 증가했다. 2022년 1000억원을 넘어선 뒤 3년 만에 2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제는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나보타가 대웅제약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대에서 2025년 14.6%까지 상승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간장약 우루사 등 전통 주력 품목과 비교해도 성장 기여도가 더 높아진 셈이다.
대웅제약의 경쟁력은 미국 시장 성과와 글로벌 파트너십에서 확인된다. 나보타는 미국에서 '주보(Jeuveau)'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세계 18개 회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지난해까지 확보한 업프론트 규모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주요국과 중남미, 중동 시장 확장까지 감안하면 외형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필러 라인업 확장을 통한 톡신·필러 결합 판매 시너지가 본격화했다"면서 "디지털 플랫폼 기반 B2C 마케팅 역량 강화로 고객 락인 효과를 증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도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473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전년 대비 8% 늘어난 수치다. 외형 성장과 달리 영업이익은 172억원으로 15%, 순이익은 155억원으로 4% 감소했다. 회사는 판매관리비 증가와 종속회사 정리 등 사업구조 재편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핵심 사업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실적은 견조했다. 코어톡스가 국내 프리미엄 톡신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고, 차세대 톡신 제제 뉴럭스도 국내는 물론 해외 신규 진출 국가를 늘리며 전체 톡신 부문 매출이 25% 성장했다.
필러 부문은 전년 대비 5% 감소했지만, 회사는 뉴라미스 시리즈 신규 제품 출시와 국내외 광고 확대 등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올해 신제품 출시를 통해 기존 톡신·필러 중심 구조를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개발 신약 40호 허가를 받은 턱밑 지방개선주사제 뉴비쥬와 체지방 감소 프로바이오틱스 MT961이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규 제품이 중장기 실적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신제품을 출시하여 글로벌 에스테틱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세 회사 경쟁 구도는 올해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특히 톡신 부문 1위 경쟁은 사실상 휴젤과 대웅제약의 초접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보툴렉스 매출은 2338억원, 나보타 매출은 2289억원으로 격차가 49억원에 불과했다. 수년 전 수백억원대였던 차이가 초접전 수준으로 좁혀진 셈이다. 절대 규모에서는 아직 휴젤이 앞서지만, 성장률 측면에서는 대웅제약의 추격이 더욱 가파르다는 점에서 시장 재편 가능성도 충분히 거론된다. 메디톡스 역시 뉴럭스와 코어톡스를 앞세워 추격에 속도를 내는 만큼, 단순한 양강 구도를 넘어 3강 경쟁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공통 변수는 결국 해외 시장이다. 국내 톡신 시장은 이미 포화에 가까운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어 미국, 중남미, 유럽, 중동 등에서 얼마나 빠르게 허가와 유통망을 확보하느냐가 실적과 순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휴젤은 미국 직판 체제 강화, 대웅제약은 미국·유럽·중남미 확장, 메디톡스는 중남미와 중동 중심 파머징 마켓 진출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모두 해외에서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각 사의 방식과 우선순위는 조금씩 다르다.
한편 중동 정세도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동 시장을 신성장 무대로 삼았던 국내 톡신 업체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3사 모두 중동 진출 확대에 노력을 기울였던 만큼 당장 실적 충격이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공급 안정성과 수요 둔화 여부는 계속 점검해야 할 변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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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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