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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새판짜기' 총력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제약바이오 '새판짜기' 총력

등록 2024.12.10 16:34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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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 '삼바' 출신 대표 영입···'신규 수주' 확대지씨셀 새 수장 CGT 전문가, 실적개선·R&D성과 기대'매각' 철회 SK케미칼 제약사업부, 추가 성장 과제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말 인사철을 맞아 수장을 교체하거나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불안정한 대내외 경제상황과 가열되는 시장 경쟁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1일자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인 제임스 박 전 지씨셀(GC셀)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한다.

출범 2년 만에 수장을 교체한 이유는 성과 부진 때문이다. 올 들어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생물보안법 등 대외환경 변화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수혜 기대감이 높아졌음에도 롯데바이오는 시장을 선점하지 못했다.

바이오 분야에 문외한인 롯데그룹은 CDMO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삼성바이오 출신의 이원직 전 대표를 초대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그는 미국 시러큐스 소재 BMS 공장 인수, 송도 바이오 캠퍼스 건설 등을 추진하며 사업의 초석을 다졌지만 추가 신규 수주 성과는 없었다.

신규 수주 계약 체결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크게 생산시설의 부재와 대표이사의 네트워크 역량이다. 시러큐스 공장 생산역량은 연 3만5000리터(L) 정도로 규모가 작고 이미 가동률이 80%에 달한다. 현재 건설 중인 1공장은 2027년 가동 예정이다.

생산공장과 트랙레코드(규제기관 승인)가 없는 후발주자에게 신규 수주를 따내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이때 기댈 수 있는 부분이 대표이사의 역량이다. 해외에서 수주 경험이 있거나 글로벌 네트워크가 풍부한 인력이라면 일단 스타트를 끊는데 기여할 수 있다.

박 신임 대표는 삼성바이오에서 글로벌영업센터장(부사장)을 맡으며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의 수주 계약을 성사시킨 이력이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가 롯데바이오로 넘어가면서 지씨셀의 수장도 교체됐다. 새로 선임된 신임 대표이사는 원성용 세포치료연구소장이다. 그는 지난 3월 말 지씨셀에 합류해 회사에 몸담은 기간이 9개월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업 강화를 위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 R&D 전문가를 수장으로 선임했다는 분석이다.

지씨셀은 실적 개선과 주력 제품인 '이뮨셀엘씨주' 글로벌 진출 확대, 신약개발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지씨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21년 각각 1683억원, 324억원, 2022년 2361억원, 527억원에서 2023년 1875억원, 41억원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올해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11억원, -53억원. 2분기 454억원, -27억원으로 적자를 지속 중이다.

회사의 캐시카우인 '이뮨셀엘씨'는 근치적 치료를 받은 간세포암 환자의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목적으로 적용되는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제다. 지씨셀은 이뮨셀엘씨주의 적응증을 기존 간세포암뿐만 아니라 고형암종으로 적응증 확장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함과 동시에 글로벌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줄기세포치료제 선도 기업 비파마와 16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으로 진출을 꾀할 방침이다.

회사는 차기 파이프라인으로 NK세포치료제와 CAR-NK 세포치료제 등도 개발 중이다. 비호지킨 B세포 림프종 대상의 NK세포치료제 GCC4001(AB-101)은 항체치료제와의 병용 요법으로 미국 14개 병원에서 임상1/2a상을 진행 중이다.. CD5를 표적하는 재발성·불응성 NK·T세포 림프종 CAR-NK 세포치료제 GCC2005(AB-205)는 국내 3개의 병원에서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바이오시밀러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3년간 회사를 이끈 고한승 전 대표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경아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경아 신임 대표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R&D 실무를 이끌어온 연구개발 전문가로, 능력을 인정받아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CEO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내년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는 김 대표를 중심으로 R&D 및 상업화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트럼프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트럼프 정부가 약가 인하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등 복제약 사용 촉진을 통한 의료비 절감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에서 허가 받은 제품은 각각 8종, 9종이다.

회사는 후속 파이프라인들의 글로벌 허가 절차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암젠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프롤리아' 및 '엑스지바'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제품 '오보덴스'와 '엑스브릭' 품목허가 긍정의견을 획득한 바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승인은 약물사용 자문위원회 의견 이후 통상 2개월 소요되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두 제품의 허가가 예상된다. 두 제품이 허가를 받으면 회사가 글로벌 허가를 받은 수는 11건으로 늘어난다.

또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SB27)는 임상 1상과 3상을 동시에 수행하는 '오버랩 전략'으로 개발을 가속화 하는 등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을 타겟한 후속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외에 유망한 분야의 신약도 기초 연구 및 전임상 단계에서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 바이오 벤처인 인투셀과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자체 전문 연구 인력을 활용해 유전자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의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지난해 제약사업부 매각을 추진했다가 돌연 취소한 SK케미칼도 새 대표이사를 맞이했다.

회사는 제약 사업을 총괄할 파마(Pharma) 사업 대표로 박현선 파마기획실장을 선임했다.

앞서 SK케미칼은 작년 9월 김윤호 파마사업대표 체제에서 사업부 매각을 추진했었다. 혈액제제(SK플라즈마)와 백신 사업(SK바이오사이언스)을 담당하던 자회사들이 잇따라 분사하며 성장동력을 잃자 사업 정리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주력 사업인 그린케미칼 사업 등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실제 매출 대부분은 그린케미칼에서 나온다. 분기보고서에 공시된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2212억원 중 파마 사업 비중은 14%에 불과했다.

그러나 회사는 올 초 매각 결정을 돌연 철회했다. 당시 회사는 국내외 여러 변수와 급변하는 경영 환경을 고려해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 유지하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현재 SK케미칼은 관절염 치료제, 혈액순환개선제 등 합성의약품 제약 사업만 남은 상태다. 박 신임 대표는 기존 주력 품목의 추가 성장과 동시에 수익 개선,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을 해결해야 한다.

약학 전공자인 박 대표는 마케팅·개발·전략 등 업무를 두루 경험했고, 파마기획실장을 역임하며 제약·바이오 사업 식견과 전문성을 쌓아왔다. 회사는 현 시점에서 박 대표가 기존 주력 분야 사업을 고도화함과 동시에 파마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입장이다.

SK바이오팜은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의 신속한 확보와 함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글로벌 매출 확대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모달리티(치료접근법) 분야별로 나뉘어 있던 연구개발 조직을 R&D 전략, 기술 소싱 및 분석, 내부 과제 인큐베이션, 전임상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 중심 조직으로 개편한다. 이를 통해 사내외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OI(운영 효율화)의 핵심 '커머셜' 기능 강화를 위해 커머셜 본부를 신설한다. 판매와 유통 전반을 일원화해 미국 시장에서 엑스코프리의 판매 성장세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미국 법인을 통한 직판 네트워크를 구축한데 이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 진출에 성공했다.

엑스코프리는 지난해 미국 항경련제 시장에서 신규 환자 처방 수(NBRx) 시장 점유율(43%)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올해 3월에는 글로벌 누적 처방 환자 수 10만 명 돌파, 최근에는 14만 명을 넘기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회사는 오는 2029년 국내 제약사 최초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연간 10억불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공적으로 완료 단계에 진입한 한·중·일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 아시아 지역 파트너사들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승인 신청 절차에 착수했다.

이동훈 사장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세노바메이트가 풍부한 처방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 14만 명 이상의 뇌전증 환자와 의료진에게 신뢰받는 치료제로 자리잡고 있다"며 "각 국가별 파트너사들과 긴밀하게 협조해 보다 많은 뇌전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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