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상황은 부정적이다. 주요 시장이 중국의 공세에 맞서 자꾸 문을 걸어 잠그는 탓이다. 특히 EV를 앞세워 시장을 뚫으려는 중국을 관세 장벽으로 막아선다. 이때 세워진 장벽은 한국도 넘어야 한다. 넘지 못하면 현지 생산을 늘려야 하고 국내 생산은 감소한다. 감소를 막으려면 유럽, 중국, 미국 이외 지역에 한국산을 팔아야 하고 이때 주목되는 시장은 관세 장벽 등이 없는 나라다. 그런데 이런 곳은 한국 뿐 아니라 자동차를 제조하는 모든 나라가 눈독을 들인다. 그리고 여기에 EV를 앞세운 중국이 가세하기 시작했다.
그럼 EV 부문은 어떻게 예측될까? 삼성증권은 2025년 글로벌 EV 판매를 2034만대로 점쳤다. 하지만 글로벌데이터는 1379만대를 예측했고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1510만대로 예상한다. 숫자의 차이는 있지만 EV 산업이 2024년 대비 성장한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한다. 특히 중국은 어떻게든 내연기관을 뛰어넘어 EV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재편하려 한다. 반면 내연기관 비중이 높은 유럽, 일본, 한국, 미국 등은 EV에 대응하되 최대한 내연기관 시대의 지속에 방점을 둔다. EV 전환 대응에 속도를 내지 않았던 토요타가 오로지 중국 내수용 소형 전기차를 내놓기로 했고, 한국 또한 중국형 전략 전기차를 개발하는 배경이다. 반면 중국은 BEV의 장벽이 세워지는 유럽을 대상으로 HEV와 PHEV를 집중 투입할 태세다. BEV 수출이 관세로 막히면 HEV와 PHEV로 정면 승부한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치열한 경쟁의 근본적인 이유는 정체된 글로벌 산업 수요 탓이다. 실제 수요 측면에서 글로벌 자동차 생산 및 판매는 여전히 1억대를 넘지 못한다. 오랜 시간 1억대를 돌파하기 위해 완성차 업계가 안간힘을 썼지만 인구 및 소득이 뒤따라오지 않는다. 한때 9800만대에 도달하며 마의 1억대 넘기에 희망을 걸었지만 곧바로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9400만대 내외에 머무는 중이다. 오히려 중국의 공급 과잉이 가세해 가격 경쟁만 더욱 심화됐다. 팔아도 이익 실현이 어려운 구조로 고착화되는 중이다.
따라서 2025년 모든 자동차회사의 목표는 양적 성장이 아닌 수익성 확보에 맞춰진다. 이를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브랜드 확대에 집중할 태세다. 시장 규모는 대중 브랜드가 월등히 크지만 대당 수익은 프리미엄의 가치가 높아서다. 하지만 프리미엄 또한 중국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중국 내에선 이미 새롭게 등장한 토종 프리미엄 EV가 성장하는 중이다. 그리고 서서히 이들 제품을 해외로 내보내려 하고 그때마다 한국차를 겨냥한다. 여기서 제시되는 전략이 '다시 중국'이다. 중국이 해외로 적극 나갈 때 중국 내에서 한국차의 위상을 다시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선두를 추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뒤따르는 후발 주자를 견제하는 것 또한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