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폭락 사태' 주범···31일 美로 신병 인도사기·시세조종 공모·자금세탁 공모 등 혐의글로벌 투자자에 58조원 규모 손해 입혀
미국 법무부는 2일(현지 시각) 몬테네그로 사법당국으로부터 신병이 인도된 권씨가 지난해 12월 31일 미국에 도착했으며 2일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해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총 9개 혐의가 적용된 권씨의 사건은 존 크로넌 남부연방법원 판사에 배당됐고 오는 8일 첫 재판을 받게 됐다.
권씨에게 기존에 적용된 혐의는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였으나 최근 공소장에 자금세탁 공모 혐의가 추가돼 죄목이 총 9개로 늘었다.
권씨는 자신이 세운 테라폼랩스를 통해 디지털자산 테라USD를 발행했는데 TV 인터뷰와 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이 자산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을 허위로 설명하고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가 벌인 사기 행각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은 400억달러(한화 약 58조6360억원)에 달한다.
그는 지난 2021년 5월 테라의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테라 프로토콜'이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자동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테라폼랩스와 계약 관계에 있던 투자회사가 테라USD를 몰래 사들여 인위적으로 가격을 띄웠다.
미국 법무부는 "권씨가 테라USD의 가치를 부정하게 띄우기 위한 여러 건의 사기 행위에 직접 가담했다"며 그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것으로 촉구했다.
권씨에 적용된 혐의의 법정 최고 형량을 합하면 최대 13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미국 사법제도는 여러 건의 혐의가 있으면 죄목별 형량을 모두 합산해서 선고하는 병과주의를 택하고 있어서 최대 징역 100년 이상의 형량 선고도 가능하다.
권씨의 혐의 중 상품 사기 2건은 각 최고 10년, 증권사기 2건은 각 최고 20년,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2건은 각 20년, 상품 사기·증권 사기·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공모 2건은 각 최고 5년, 자금세탁 혐의 1건은 최고 20년의 징역형이 적용될 수 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이번 범죄인 송환은 국제 협력을 통해 은신한 범죄인을 추적하고 찾아올 수 있음을 드러낸 사례"라고 말하며 "권씨는 미국 법정에서 응당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