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여파 차분한 분위기···보험사 CEO 참석자 3명뿐최상목·이창용에 힘 실은 이복현···"금감원서 총력 지원"금융지주·은행 CEO '묵묵부답'···증권은 '리스크 관리'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권 협회는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2025년 범금융 인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금융회사 CEO, 금융 유관기관 대표, 정부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 회의체인 F4(Finance 4)는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았다. F4의 중심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정 상황을 이유로 불참했고,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국가애도기간을 고려해 여객기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을 시작으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묵념에 이어 신년사 발표에 나선 경제수장들은 '금융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민관이 힘을 합치자는 게 핵심 내용이다.
경제·금융수장 "대외신인도 유지 총력"···적기에 시장안정조치
최상목 권한대행 명의의 신년사를 발표한 김범석 1차관은 "최근 우리 경제는 국내 정치상황, 미국 신정부 정책기조 전환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변동성도 커졌다"며 "엄중한 상황에 대응해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우리 경제와 금융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24시간 점검하고,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취하는 등 대외 신인도에 흔들림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내수 경기 부진과 서민·자영업자 부담 지속으로 잠재 리스크가 언제든 현실화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실물경제 회복에 주력하면서 신인도 유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와 비슷한 말을 꺼냈다. 이 총재는 "올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전례없이 높아졌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변수를 고려해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는 최근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최 권한대행의 결정에 대해 "대외 신인도 하락을 막으려면 불가피했다"며 감쌌다. 이번 결정은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에 힘을 실었다. 이 원장은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 금감원도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경제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끄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속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통화·재정 정책상 어려움이 있는 환경 속에서 금융시장 안정 또는 가계부채 관리에서 금감원이 통화정책의 룸이 생길 수 있게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의 결정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게 이 원장의 복안이다.
시장 불확실성 최고조···CEO들 "리스크 관리" 한 목소리
이날 행사에는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및 은행권 CEO를 비롯해 보험, 카드, 증권 등 금융권 주요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다만 대부분의 은행권 CEO들은 새해 경영전략, 취임 소감, 리스크 및 내부통제 관리 등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잇단 금융사고와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 등에 부담을 느껴 말을 아낀 것 아니냐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보험사 수장은 단 3명만 참석했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를 제외하면 대부분 불참했다.
올해는 '푸른 뱀'의 해지만 뱀띠 보험사 CEO들도 나란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의장, 이문구 동양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지난 2일 공식 취임하며 변화와 혁신을 예고한 송춘수 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등도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참석한 증권사 CEO들은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리스크 관리방안을 묻는 질문에 "최선을 다해 회사를 경영하겠다"며 짧게 답했다.
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은 유상증자 추진 상황에 대해 "오늘은 새해를 맞아 인사를 하러왔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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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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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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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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