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국민 등 애플페이 도입 추진···2023년 이후 2년만신용판매 실적 악화 극복 위한 가망고객 확보 목적 있어향후 수수료 협상 관건···삼성페이 유료화 전환 우려도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1분기 중 애플페이 서비스 연동을 목표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또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도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2023년 현대카드가 업권 최초로 애플페이를 시행한지 2년이 다 돼가지만 이후 추가 도입에 나선 회사는 없었다. 높은 수수료 부담과 결제를 위한 설비 시설 구축 문제 등이 참여를 주저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최근 카드업계가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타개책으로 애플페이 도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년째 계속된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 손실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후 네 차례의 적격비용 재산정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수수료율은 모두 인하됐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오는 2월부터 가맹점수수료 인하 개편안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업권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결제 채널 확대를 통해 애플페이를 가입고객을 늘리면서, 수익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애플 아이폰 사용자는 23%로 집계됐지만, 18~29세 연령대의 경우는 무려 64%에 달했다. 또 애플페이가 전 세계 80개국 국가에서 통용되고 있는 만큼 도입 이후 안정적인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다만 업계는 직접적인 수익성 제고보다는 가망고객(구매가능 고객) 확보에 의의를 둔 행보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실적이 악화해 그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애플페이 도입을 통해 괄목할 만한 수익 개선보다는 아이폰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데에 비중이 더 클 것으로 보고있다"라고 말했다.
그간 스마트폰만으로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 비율이 결코 적지 않음을 감안했을 때,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은 향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수수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수수료율은 0.15%로 전해졌다. 중국(0.03%)이나 이스라엘(0.05%)등 국가에 비해 상당히 높다. 이 때문에 결제 수입률이 일반 신용카드 대비 낮아 애플페이 결제 비중이 높아지면 현대카드의 손실이 덩달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2023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오기도 했다. 과거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고사했던 주된 이유인 만큼, 향후 수수료 협상일정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주목된다.
무료로 제공되던 삼성페이에 수수료가 부과될 것이라는 점도 향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2023년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시행 당시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카드사들에 유료화 전환을 검토한 바 있어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카드사와의 협약 재계약 시점인 8월 전에 수수료 부과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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