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처방액 1175억원내년 11월 물질 특허 만료제네릭 도전 기업 22곳 넘어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한림제약과 HLB제약이 신청한 '에독큐정'과 '에이치엘비에독사반정(가칭)'에 대한 생동성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두 제품 모두 한국다이이찌산쿄의 경구용 항응고제(DOAC) 릭시아나(성분명 에독사반) 제네릭이다.
한림제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동일 제품에 대해 두 번째 생동성시험에 나섰다. 이는 오리지널과 유효성을 여러 번 검증하는 방식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유한양행도 릭시아나 제네릭에 대해 동일한 임상 디자인의 생동성 IND를 두 번 받은 바 있다.
릭시아나는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경구용 DOAC로,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DOAC 시장에서는 가장 늦게 발매된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빠르게 처방실적을 늘려 2019년 이후 쭉 처방 실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1175억원으로 2601억원에 달하는 DOAC 원외처방 시장에서 선두를 기록했다. 한국다이이찌산쿄에 따르면 매출액은 2023년 기준 780억원이다.
릭시아나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특허 목록에 2028년 만료되는 조성물 특허와 2026년 11월 만료되는 물질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 물질 특허의 경우 국내사 도전에도 다이이찌산쿄가 모든 소송에서 승리하며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 2020년 보령을 시작으로 한미약품, 제뉴원사이언스 및 제뉴파마(당시 콜마), 한국휴텍스제약, 종근당, 삼진제약, 동아에스티, 신일제약, 테라젠이텍스, 동광제약 등 10개 업체가 조성물 특허 소송에서 이기며 조성물 특허 장벽은 무너졌다.
이중 동아에스티, 한국휴텍스제약, 제뉴원사이언스, 제뉴파마, 신일제약은 이미 식약처에 제네릭 품목 허가를 취득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삼성제약, 안국약품, 넥스팜코리아, 한국유니온제약, 신풍제약, 한독, 한국프라임제약 등 총 12개사 29개 품목의 제네릭이 줄줄이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HK이노엔, 종근당, 보령, 유한양행, 삼진제약, 씨엠지제약, 한림제약, 테라젠이텍스, 비보존제약 등이 생동시험을 승인받으며 추가로 제네릭 개발에 나섰다. 올해 생동시험 승인을 받은 HLB제약을 포함하면 이미 허가를 받은 기업까지 포함해 총 22곳이 넘는 회사가 릭시아나 제네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이중 물질 특허를 회피한 국내사가 전무한 데다가 우선판매권을 획득한 곳도 없어 내년 물질 특허 만료 시점에 동시다발적 출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가장 먼저 릭시아나 제네릭 품목허가를 받은 동아에스티는 최초 심판청구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허가받아 우판권 획득에 실패했다.
국내 제약사가 출시까지 1년 넘게 남은 릭시아나 제네릭 출시에 벌써 공을 들이는 이유는 DOAC 시장에서 릭시아나의 입지가 굳건해서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릭시아나는 2위인 한국비엠에스의 '엘리퀴스'(743억원)와 비교해도 지난해 처방실적에서 432억원 이상 앞섰다. 3위인 바이엘코리아의 '자렐토'(315억원)와는 860억원 넘는 차이가 났고, 자렐토 제네릭을 포함해도 591억원가량 앞섰다.
이외에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프라닥사'는 지난해 99억원의 처방실적에 그쳐 릭시아나 독주체제가 공고해진 모습이다.
기존에 제네릭이 출시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렐토와 지난해 제네릭이 복귀한 엘리퀴스에 비춰볼 때 릭시아나 제네릭 역시 충분히 오리지널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렐토 제네릭의 경우 지난해 처방실적 269억원으로 전년(183억원) 대비 46.99% 확대됐다. 오리지널과의 격차는 2023년 127억원에서 2024년 4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엘리퀴스 제네릭은 지난 2019년 출시된 후 특허심판 2심에서 결정이 뒤집혀 시장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처방규모가 2019년 12억원에서 2020년 83억원으로 7배 가깝게 확대되는 등 빠르게 성장한 바 있다. 종근당의 '리퀴시아'(26억원), 삼진제약의 '엘사반('17억원), 유한양행의 '유한아픽사반'(11억원) 등이 1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며 선전했다.
지난해 특허만료에 따라 엘리퀴스 제네릭이 시장에 복귀한 후로는 1차 출시 때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국내 제약사가 엘리퀴스 제네릭보다는 자렐토 제네릭 매출 확대와 릭시아나 제네릭 출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엘리퀴스 제네릭 1차 출시 당시 점유율 3위를 기록했던 유한양행은 지난해 2차 출시 때는 엘리퀴스 제네릭을 출시하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당분간 자렐토 제네릭인 '유한리바록사반' 영업에 집중하며 릭시아나 제네릭 개발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릭시아나 제네릭인 YHP2205에 대해 두 차례 걸쳐 생동성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엘리퀴스 특허 만료 당시 유한양행 관계자는 "아픽사반(엘리퀴스) 제네릭은 출시계획이 없는데, 기존에 계획되어 있던 신제품 및 주요 품목들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일종의 선택과 집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항응고제 시장은 오는 2029년 5억8170만달러(약 84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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