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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iM금융으로 옷 갈아입는 DGB···황병우號 숙제 산적

금융 금융일반

iM금융으로 옷 갈아입는 DGB···황병우號 숙제 산적

등록 2025.03.10 15:57

수정 2025.03.10 15:58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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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브랜드 통합···'시중금융그룹' 입지 구축 본격화황 회장 올해 경영 키워드는 자본효율성·디지털 강화충당금 여파에 실적 반 토막···"바닥 찍고 반등여력 확보"

iM금융으로 옷 갈아입는 DGB···황병우號 숙제 산적 기사의 사진

DGB금융지주가 'iM금융지주'로 간판을 바꿔달고 새출발에 나선다. 핵심 자회사인 iM뱅크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통합하고 시중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기대를 밑돌고 있는 실적은 황병우 회장의 여전한 숙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상호 변경 안건을 의결한다. 금융권은 DGB금융이 이번 주총에서 사명을 'iM금융지주'로 변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GB금융의 주요 자회사들은 지난해 7월 iM뱅크 출범 이후 사명을 변경한 상태다. iM뱅크를 비롯해 iM증권, iM라이프생명보험, iM캐피탈, iM에셋자산운용, iM유페이, iM데이터시스템, iM신용정보, iM투자파트너스 등 대부분 'iM'으로 이름을 바꿨다. 'DGB'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는 DGB금융지주가 유일하다.

'iM'은 'in the Moment'의 약자로, 고객의 관점에서 가장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그룹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룹의 핵심인 iM뱅크도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라는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다.

DGB금융은 그룹의 통합된 'iM' 브랜드 전략을 구체화하고 수도권 등 전국에 영업망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 지역이 기반인 DGB금융은 iM뱅크를 '전국구' 시중은행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iM 브랜드를 집중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DGB금융은 iM 브랜드가 통합되는 올해를 새로운 성장 원년으로 삼고 있다. 황병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뱀이 성장하며 허물을 벗듯이 2025년은 그룹 비대면 경쟁력 강화의 원년으로 삼아 완전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며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을 시작으로 과거에 생각하던 변화의 수준을 뛰어넘어 그룹을 재탄생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올해 핵심 경영전략으로 디지털 혁신과 자본효율성 강화를 내세웠다. 디지털을 역량 강화로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해 성장 기회를 살리겠다는 게 황 회장의 생각이다.

하지만 DGB금융을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는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나고 4분기엔 적자까지 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DGB금융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2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급감했다. 특히 4분기에는 318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며 전체 이익 규모를 끌어내렸다. 지난해 주요 9개 은행 및 지주회사(KB·신한·하나·우리·기업·BNK·DGB·JB금융·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21조2255억원)이 8.5%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아쉬운 성적표다.

DGB금융의 실적이 부진 이유로는 iM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증가가 첫손에 꼽힌다. 지난해 DGB금융의 대손비용률은 전년 대비 0.26%포인트(p) 1.14%에 달했고, 충당금 전입액도 20.7% 급증한 7324억원을 기록했다.

'시중금융그룹'을 표방했지만 이자이익 성장세도 크지 않았다. 지난해 DGB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1조6860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2.02%로 전년 대비 0.14%p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iM뱅크의 NIM도 전 분기 대비 0.14% 하락한 1.90%에 그쳤다.

황 회장이 경영목표로 제시한 '자본효율성'은 개선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해 기준 DGB금융의 이익경비율(CIR)은 51.8%, BIS비율은 14.63%, CET1비율은 11.73%다.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에 오른 KB금융의 CIR은 40.7%로, DGB금융보다 11.1%p나 낮았다. CIR은 은행의 대표적인 경영효율성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 KB금융의 BIS비율(16.41%)과 CET1비율(13.51%) 역시 DGB금융 대비 2%p 이상 높았다.

다만 일각에선 DGB금융이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을 계기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iM뱅크의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도 줄어드는 만큼 바닥을 찍고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평가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은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전국구 여신 비중 확대 및 거점지역 중심의 효율적 성장으로 장기적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부동산 PF 대손충당금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도 기대돼 올해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또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의 실적 정상화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개선 여지는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위험가중자산(RWA)은 2% 감소했고, 실적이 최악의 시점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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