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KB금융 6人 숏리스트···양종희 연임 대세론, 당국 압박에 시험대

금융 금융일반

KB금융 6人 숏리스트···양종희 연임 대세론, 당국 압박에 시험대

등록 2026.07.03 18:40

수정 2026.07.03 19:12

문성주

  기자

내부 4명·외부 2명 확정···권광석 전 우리은행장도 합류부문장 2人·국민은행장 포함···절차 투명성의 시험대양 회장 임기 동안 실적 '우수'···당국 지배구조 압박은 부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6명으로 압축되면서 양종희 회장의 연임 구도가 첫 관문을 넘었다. 실적과 주주환원 성과만 놓고 보면 양 회장의 대세론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맞물리면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입증해야 할 기준은 더 높아졌다. 누가 최종 후보가 되느냐만큼이나 외부와 내부 후보군이 실질적으로 경쟁했는지가 관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3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회추위는 이날 내부 후보 4명과 외부 후보 2명 등 총 6명을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로 확정했다. 내부 후보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 이창권 KB금융지주 부문장, 이환주 국민은행장이다. 외부 후보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익명을 요청한 1명이 포함됐다. 회추위는 다음달 27일 1차 인터뷰를 통해 후보군을 3명으로 줄이고, 9월 11일 2차 심층 인터뷰를 거쳐 최종 후보자 1명을 확정한다.

이번 명단은 양 회장의 연임론을 확인하는 동시에 기존 하마평을 일부 비틀었다. 앞서 양 회장과 함께 이재근 글로벌·WM·SME부문장,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김성현 CIB·마켓부문장 등 이른바 '부문장 3인'이 유력 내부 후보군으로 자주 거론됐다. 그러나 김성현 부문장이 빠지고 이환주 국민은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을 후보군에 포함하면서 내부 경쟁 구도에 무게를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회장은 사실상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KB금융은 양 회장 취임 이후 리딩금융 지위를 지켰고 주주환원 확대와 밸류업 흐름에서도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앞선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 계열사와 지주 전략라인을 거친 양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와 그룹 전략에 강점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다만 현직 회장의 성과가 뚜렷할수록 회추위가 연임 결론을 미리 정해둔 것 아니냐는 시선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이재근 부문장은 전 국민은행장 출신으로 은행 영업과 지주 재무라인을 모두 거친 후보라는 점이 강점이다. 현재는 글로벌과 WM·SME 부문을 맡고 있어 KB금융의 약점으로 꼽혔던 해외사업 정상화와 자산관리, 중소기업금융 전략을 설명할 수 있는 카드다. 이창권 부문장은 전 KB국민카드 대표이자 지주 전략기획라인 출신으로 카드사와 지주 전략, 디지털·AI 전환, 미래전략을 잇는 후보라는 점에서 비은행과 신사업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현직 은행장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국민은행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만큼 은행장의 숏리스트 진입은 내부 승계 구도의 핵심 축을 은행으로 다시 당긴다는 의미가 있다. 이 행장은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와 KB라이프생명 대표를 거쳐 은행장을 맡은 만큼 재무와 비은행 통합 경험도 갖췄다.

외부 후보 2명도 절차 투명성의 시험대다.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은 시중은행장 경험과 조직 안정, 디지털 전환 이력을 갖춘 외부 후보로 분류된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서 전략, 인사, 투자금융(IB), 해외 IR 등을 거친 만큼 대형 금융그룹 운영 경험을 내세울 수 있다. 익명 후보 1명은 외부 인사 참여 부담을 낮추는 장치이지만, 동시에 실제 경쟁력을 외부에서 검증하기 어렵게 만든다.

KB금융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과 이사회 독립성, CEO 승계 절차를 겨냥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예고해 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앞서 KB금융 숏리스트 작업 전 개선안 발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발표는 회추위 당일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새 기준은 나오지 않았지만 당국의 문제의식만 먼저 시장에 깔린 셈이다.

이 때문에 양 회장의 연임 대세론은 성과의 문제를 넘어 절차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회추위가 외부 후보에게 충분한 정보와 준비 기간을 제공하고 내부 후보 간 경쟁을 형식이 아닌 검증 절차로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양 회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되더라도 이번 레이스가 '현직 회장 추대'가 아니라 '열린 경쟁의 결과'였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당국 압박은 2기 체제 출범 이후에도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숏리스트에 외부 후보 2명이 포함됐지만, 시장과 당국이 예의주시하는 것은 실질적 경쟁 환경이 조성됐는가에 있다"며 "회추위가 정보 비대칭을 철저히 해소하고 외부 후보에게도 동등한 검증 무대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당국에 명분만 내주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