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AI 피크아웃 우려에 급제동···'1만피' 시험대 오른 코스피

증권 투자전략

AI 피크아웃 우려에 급제동···'1만피' 시험대 오른 코스피

등록 2026.07.03 10:59

박경보

  기자

AI 투자 둔화 우려에 반도체 투매···'7000피' 추락외인 매도 폭탄에 삼전·닉스 직격탄···순환매도 한계증권가 "펀더멘털 훼손 아냐"···7월 실적이 분수령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보름여 만에 7000선대로 주저앉았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이끌던 반도체 업종이 급락하면서 연말 '1만피' 기대에도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는 강세장 종료 신호로 보긴 이르다며 조만간 발표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에 주목했다.

흔들린 투자심리에 롤러코스터 탄 코스피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5.32포인트(7.89%) 하락한 7648.09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하며 버텼으나 외국인이 5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삼성전자는 9.06%, SK하이닉스는 14.57% 급락했고 SK스퀘어와 삼성전기 등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금융과 방산, 일부 소비재 업종에는 자금이 유입되며 순환매가 나타났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코스피는 다음날에도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며 전날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66포인트(1.20%) 오른 7739.75에 개장했으나 장 초반 3%대 하락하며 7400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오전 10시 46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19.29포인트(1.56%) 오른 7768.38까지 회복한 상태다.

증시의 충격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5.4% 하락하며 이틀 동안 11% 넘게 급락했다. 마이크론은 이틀 연속 급락했고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 인텔 등 주요 AI 반도체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증시를 끌어내린 가장 큰 배경으로는 메타의 AI 컴퓨팅 사업 확대 계획이 꼽힌다. 메타가 자체 AI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자원을 외부 기업에 판매하거나 임대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인프라 투자가 정점을 통과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확산됐다. AI 컴퓨팅 공급 확대가 AI 설비투자 둔화로 이어지고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수요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증권가는 코스피의 펀더멘털 악화보다 시장 해석이 앞서간 결과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메타 이슈를 비롯해 애플의 중국 메모리 채택설, 반도체 수출단가 변동성, AI 추론 비용 절감 등이 한꺼번에 노이즈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도 동일한 이슈를 놓고 상반된 해석이 오가면서 투자심리가 흔들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메타가 추진하는 사업은 기존 데이터센터 자산의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에 가깝고, 이를 통해 오히려 대규모 AI 설비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조정에 대해 AI 수요 둔화보다 차익실현과 수급 쏠림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메타의 컴퓨팅 판매는 AI 인프라 공급과잉이 아니라 확보한 컴퓨팅 자산을 수익화하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메타는 올해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고 대규모 AI 인프라 계약도 이어가고 있다. 설비투자 축소나 HBM 장기공급 계약 감소, D램 가격 하락 등 메모리 피크아웃을 뒷받침할 핵심 지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도 아직 반도체 업황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지나친 우려에 선을 그었다. 한국의 6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월간 1000억달러를 돌파했고, 반도체 수출 역시 199.5%나 급증해서다. 다만 D램과 SSD 수출단가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점은 반도체 고점 통과 우려를 키우며 차익실현의 명분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변동성 키워···상승·하락폭 확대


최근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에 단기 자금이 몰린 상황에서 반도체주가 급락했고, 매매 회전이 빨라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대형주에 수급이 집중된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와 차익실현이 겹쳤고,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통한 단기 매매까지 더해지면서 낙폭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레버리지 상품이 늘어나면서 상승과 하락 폭이 과거보다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발표될 2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계획이 잇달아 공개되는 만큼 AI 투자 지속성과 메모리 업황을 확인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여전히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다음 주 예정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이 같은 업황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시장이 예상한 수준 이상의 실적이 확인된다면 최근 확대된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일정 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 확대 구간에 투매는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유지한다"며 "펀더멘털 훼손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반도체와 메모리 관련주는 저가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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