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각 증권사에 홈플러스 관련 기업어음(CP), 회사채, 전자단기사채(STB), ABSTB 등을 개인에게 판매한 금액을 제출토록 요청했다. 자산운용사에는 관련 상품 보유량을 보고하도록 했다.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유동화증권(ABSTB),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으로 약 6000억원 규모다. 이 중 홈플러스의 카드대금을 기초로 한 ABSTB는 총 4019억원으로 전체 금융채권의 66%를 차지한다.
관건은 ABSTB의 채무 성격이다. 홈플러스 측은 물품대금과 외상담보채권 등 상거래채권 등에 대해서는 변제 의사를 밝혔지만 금융채권의 경우 채무불이행이 시작됐다. ABSTB가 금융채권으로 분류되면 개인투자자와 법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진다.
ABSTB는 미래의 매출이나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대출채권을 만든 뒤, 이를 유동화해 돈을 빌리는 구조다. 홈플러스의 ABSTB는 홈플러스가 물품을 구매할 때 외상으로 결제한 신용카드 이용대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채권이다.
홈플러스가 카드대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를 통해 ABTSB를 구매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5일 제76-1회 ABSTB가 만기 미상환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잔여 ABSTB가 실질적인 채무불이행 상태인 점을 반영해 사실상 '상환 불능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손실을 떠안을 위기에 처하면서 금융당국이 나서는모습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당국의 조사가 향후 불완전판매 검사로 이어질지 긴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신용에 대한 위험을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설계된 상품의 구조와 손실 가능성 등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않고 상품을 판매했다는 불완전판매 논란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은행들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신영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를 설립해 카드사로부터 사들인 홈플러스 카드매입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STB를 발행해 왔다. 증권사들은 발행된 ABSTB를 인수해 개인 고객에게 판매해 왔다.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등 증권사를 통해 개인에게 판매된 ABSTB는 약 3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에 지난 10일 신영증권을 비롯한 증권사·자산운용사 20여 개사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관련 대응책 논의를 위한 공동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홈플러스 관련 단기채권 상품 판매 현황, 기업회생절차 관련한 향후 흐름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며 "증권사들 내부적으로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대면 판매 과정에서 판매 절차 상의 누락이나, 판매원 개인의 실수 등 판매 시스템이 잘 작동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만큼 지난해 홍콩ELS 사태 당시 은행들의 판매 과정에서의 녹취본 확보가 관건이 됐던 것처럼 판매 과정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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