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中 밀어내기 물량에 8주째 SCFI 하락세올해 선박 공급과잉으로 SCFI 추가 하락 전망국내 해운사 안정적 수익 위해 다변화 전략 펼쳐
13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SCFI는 지난 7일 기준 1436.30포인트(t)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와 비교해 약 43% 감소한 수치다. 또 1년 전인 지난해 3월 8일(1885.74p)과 비교하면 24%가량 줄었다.
SCFI는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 스팟 운임을 반영한 지수로 경기 선행 지표로 사용된다. 통상적으로 이 지수가 하락하면 세계 경제 둔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해상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중국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 4일 10%의 추가 관세를 매겼다. 이 같은 관세 조치 여파로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면서 해상 운임이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밀어내기 물량'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앞서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관세 조치를 예고하자 중국이 자국 제품을 해외로 밀어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컨테이너 운송 수요가 증가하며 해상 운임이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이 차츰 줄면서 해상 운임이 다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선업 부활을 선언하자 국내 기업의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수수료 최대 100만달러(한화 약 14억5000만원) 부과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산 선박 대안으로 한국산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흘러나왔다.
다만 올해 들어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이 두드러졌고, 그에 따라 해상 운임의 하방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선 선박 공급량은 6% 늘었는데, 이에 반해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3% 증가하는 것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해상 운임 상승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컨테이너선의 공급 과잉"이라고 언급했다. 구 회장은 "현재 글로벌 선대의 총선박량이 3190만TEU로 7300척인데 현재 건조 예정인 선박이 910만 TEU로 현 선대의 29%에 달한다"며 "이는 발주 선박이 4년 내 순차적으로 인도된다면 2029년까지 글로벌 선대가 4000만TEU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해운사는 운임 전략 차별화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팬오션은 지난 2월 한국서부발전과 3018억원 규모의 장기화물운송계약(CVC)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회사는 안정적인 물류비를 확보하고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도 수익성 방어 전략에 돌입했다. HMM은 지난 2월 대서양과 인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항로를 개척‧운항하며 노선 확대에 나섰다. 특히 2018년 이후 사용하지 않았던 미주~유럽 구간의 대서양항로에 7년 만에 재진출했다. 또,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와 북유럽을 잇는 새 노선을 개척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여기에 HMM은 벌크선 사업 몸집을 키워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꾀하려는 모습이다. HMM은 SK해운의 벌크선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회사의 주 수입원이 시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컨테이너선인 만큼 의존도를 줄여 향후 위기에 대응하려는 차원에서다. 벌크선은 식량, 원자재 등을 운반하는 선박으로 장기 운송 비중이 높아 시장 변동성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구 회장은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한국경제의 침체,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물류량 감소가 전망된다"며 "컨테이너 선박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SCFI의 추가 하방 압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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