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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은-금감원, 기후대응 위해 '맞손'···금융권 리스크 관리역량 강화

금융 금융일반

한은-금감원, 기후대응 위해 '맞손'···금융권 리스크 관리역량 강화

등록 2025.03.18 14:0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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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금감원, 기후금융 컨퍼런스 개최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한국은행은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18일 한국은행 컨퍼런스홀에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주제로 기후금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완섭 환경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사(14개)가 실시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더불어 일본 및 홍콩 금융당국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사례가 발표됐다. 이어 국내 금융권의 기후리스크 관리 현황을 짚어본 뒤 기후위기 시대에 향후 금융권이 나아갈 방향과 과제도 제시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개회사에서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등으로 국제적 기후위기 대응 공조가 약화되는 움직임도 있으나, 미래를 위해 적극적 기후위기 대응이 필요하다"며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탄소감축이 장기 경제성장과 금융안정에 이익이므로 긴 안목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탄소 배출 산업이 밀집한 지방에 경제적 영향이 크므로 지자체 및 지방 소재 금융사는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향후 기후리스크 감독방안으로 저탄소 전환금융 활성화 및 녹색여신 관련 인센티브 부여, 지자체 등과의 협력 강화 및 전사적 기후리스크 관리시스템 도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영사에서 "기후 리스크가 폭염·극한호우로 인한 물적 피해와 탄소감축 과정에서의 기업 생산비 증가 및 자산가치 하락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에 파급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이 물리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위험 관리자(risk manager)로서, 전환 리스크에 대해서는 녹색 전환자금을 공급하는 위험 수용자(risk taker)로서의 기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기후 리스크가 금융안정을 훼손시킬 수 있는 핵심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가 한국경제 전반의 구조 전환 노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기후정책 도입 강도 및 시기에 따라 달리 설정한 4가지 시나리오와 금융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2024~2100년 중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경로를 설정하고 각 경로별 실물경제 파급영향을 분석한 결과, 기후 리스크가 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1.5℃ 대응 경로가 가장 작고, 무대응 경로가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됐다.

향후 기후 리스크는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금융안정을 훼손시키는 핵심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기후 리스크 감축을 위해, 은행은 신용손실에 대해, 보험사는 시장손실과 풍수해 관련 보험손실에 대해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여신 규모 1조원 이상 36개 금융사에 대해 신용리스크를 중심으로 실시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무대응 및 탄소중립 시 은행권 총자본비율은 각각 3.8%p, 3.1%p 하락 가능하며, 보험권 K-ICS비율은 2.9%p, 1.8%p 하락할 수 있다.

국내은행 총자본비율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최소자본규제비율을 충족하지만 무대응 시나리오 하에서 7개 은행이 최소 자본규제비율을 하회(2100년 기준)했다.

신용손실 발생은 70% 이상이 철강 등 고탄소 배출 제조업 및 도소매업 등 자연재해 손실 민감 업종에서 발생했다. 금감원은 지방 소재 금융사의 손실율(2.0%)이 시중은행(1.3%)을 상회해 고탄소 배출 산업이 밀집한 지방일수록 선제적 기후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국내은행·보험사(총62개사)를 대상으로 기후 리스크 관리 현황을 설문한 결과, 대형 금융기관(21개사, 34%)을 중심으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리스크 평가 체계를 구축중임을 확인했다.

다만 대부분 기관이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방법론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며,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활용한 실질적인 기후 리스크 감축은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금융사들은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과정에서 장기시계 분석에 따른 불확실성과 관련 데이터 부족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책당국이 공통 기후 시나리오 및 관련 데이터를 제공해주기를 희망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해 한은·금감원·기상청이 구축한 공통 기후 시나리오를 지속 개선하고, 이번 시나리오를 금융사에 제공해 금융권 기후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금감원은 향후 기후리스크 감독 방향으로 저탄소 전환 자금의 원활한 공급 지원, 지자체·지방 소재 금융사와 협력 강화, 전사적 기후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탄소저감 효과가 입증됐으나 현재 녹색기준을 일부 충족하는투자도 활성화하고, 녹색여신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은행, 금융감독당국, 금융회사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제시하고, 해외 금융당국 사례를 살펴보는 등 국내 금융권 기후리스크 관리를 위한 논의의 장이 됐다. 금융당국은 향후 기후리스크 관리를 위한 중앙은행과 금융감독당국간 협력을 지속하고,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 집단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한다.

또한 기후리스크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대응전략도 논의한다. 고탄소 배출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경제 구조에 맞춰 금융권의 적극적 저탄소전환 자금 공급이 원활히 수행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이다.

기후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공동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자체 모형을 구축하고 전문인력 양성 등 금융권 기후리스크 관리 관련 저변을 확대한다. 금융회사간 추정결과 차이 등은 각사별 방법론 및 적용 가정 등에 대해 점검한 후 비교가능성 확보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탄소감축 정책이 국내 경제 및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 측정을 통해 탄소감축 비용 절감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 파리협정 탈퇴 등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공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 하에서의 탄력적 기후리스크 감독방향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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