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뱅크 철회·유뱅크 신청 시점 재검토 결정"정치적 이슈와 엑시트에 대한 불안감 영향"우리·농협 참여한 한국소호은행 독무대 가능성↑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4인뱅에 도전했던 ▲한국소호은행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6곳 가운데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다음주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더존뱅크는 주축인 더존비즈온이 제4인뱅 도전을 철회했다. 더존비즈온은 인터넷은행이 아닌 기존 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 구축으로 전략 방향을 선회한다는 계획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사업보다 장기적인 안정과 혁신을 선택했다"며 "본업의 장기적 안정성과 고객 가치 제고 측면에서 심사숙고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유뱅크 컨소시엄의 경우 불안한 경제와 정국 상황을 고려해 향후 예비인가 신청 시점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네이버클라우드, 렌딧, 삼쩜삼, 트래블월렛 등 AI·ICT 기업과 대교, 현대백화점, MDM플러스 등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참여 중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현대해상이 참여를 확정했으며,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검토해 왔다.
유뱅크는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 중에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추진하기로 내부 합의를 이룬 상태다.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그간 준비해 온 추진 방향성은 변함없이 유지된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현재의 불안정한 경제와 정국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보다 좋겠다는 전략을 선택한 만큼 당국과 충분히 협의해 추후 재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유력 후보자들이 제4인뱅 참여를 포기하는 것에 대해 부족한 준비와 정치적 이슈를 원인으로 꼽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4인뱅 인가는 컨소시엄 구성이 핵심인데 막판 신청서 제출을 앞두고 부족함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또한 정치적 이슈가 불거진 만큼 금융당국이 최종적으로 제4인뱅 인가를 내줄지 알 수 없는 현 상황도 후보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케이뱅크가 두 차례 상장에 실패한 것 또한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2022년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뒤 지난해 재도전했으나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상장을 재차 미룬 바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은 3~5년 내 사업적 성과 및 투자 자금회수(엑시트)를 고려했을 텐데 최근 케이뱅크의 상장이 무산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졌을 수 있다"면서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서는 엑시트 시점이 모호해졌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이번 제4인뱅 경쟁에서 빠지며 한국소호은행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이미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을 주주로 확보했고 신용데이터도 풍부한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현재 한국소호은행은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를 주축으로 농협은행, 우리은행, 우리카드, 유진투자증권 등이 일찍이 참여를 확정지은 상태다. 최근에는 하나은행과 부산은행 또한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 소호은행TF 담당 상무는 "현재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최초로 '소상공인을 위한 1번째 은행'을 출범시키기 위해 모든 참여사가 힘을 모으고 있다"며 "26일 인가 서류 접수 때까지 차례로 주요 주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호은행이 금융권에서 주주들을 폭넓게 확보한 만큼 자금조달의 안전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자들이 사라진 가운데 관건은 금융위가 실제로 제4인뱅에 문을 열어줄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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