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日제철, 25년 지분 관계 모두 정리포스코 "협의하에 매각 결정, 시기는 미정"관세 전쟁 속 양사 간 경쟁구도 강화 전망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홀딩스는 일본제철 주식 1569만주(지분율1.5%)를 매각하기로 하고, 4678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다. 이로써 양사 간 오랜 지분 관계는 모두 종결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양사가 현금 확보 등 밸류업 차원에서 협의하에 매각을 결정했다"며 "주식 매각 시기와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제철도 지난해 9월 포스코홀딩스 보유 주식 289만주(지분율 3.4%)를 모두 처분한 바 있다. 미국 철강사 US스틸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는 차원에서다. 매각 금액은 당시 주가로 총 1조1000억원 수준이다.
양사가 지분관계의 마침표를 찍은 데에는 글로벌 철강 산업이 위기를 맞이하면서 생존전략을 바꾸려는 움직임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은 미국과 인도 시장을 중점으로 투자에 집중하고 포스코는 구조 개편을 통한 현금 확보와 자본 효율성에 힘주려는 복안이다.
양사의 협력관계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1968년 포스코 설립 당시 포스코는 일본제철의 기술과 자본을 지원받아 포항제철소를 지었다. 일본제철은 포항 영일만에 있는 포항제철소에 주요 기술자를 파견하기도 했다.
이후 포스코는 차별적인 기술 연구·개발(R&D)을 통해 글로벌 철강사로 자리매김했고, 1998년 포스코가 민영화됐을 때 당시 신일본제철과 서로 주식을 취득해 지분관계를 맺었다. 두 회사는 2000년 8월 전략적 제휴 계약을 맺고 2006년 10월 주식의 상호 추가 취득에 관한 계약을 맺으며 제휴 관계를 강화했다.
협력 과정에서 냉온탕이 오가기도 했다. 2012년에는 일본제철이 포스코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다. 포스코가 자신들의 전기강판 생산 기술을 부정 취득했다는 이유에서다. 2015년 양사는 최종 합의에 이르렀고 현재까지 원만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지분관계가 완전히 정리됨에 따라 향후 이들 간 협력 관계가 약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글로벌 관세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양사 간 경쟁구도가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제철은 미국 US스틸의 인수 추진을 기점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고 포스코도 지난해부터 북미 상공정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고수익 지역 위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의 철강 관세 조치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철강기업이 독자행보를 통해 관세 무역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각과 관련해 "일본제철과의 전략적 제휴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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