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진 자사주 매입으로 시가총액 하락 방어주주 불만 지속···자사주 매입 규모, 유증 13%에 그쳐 증권가, 주주가치 보호·주가방어에 '회의적 시각'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4만7000원(7.48%) 오른 67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기 직전인 19일(75만6000원) 대비 8만1000원(10.71%)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기간 한화그룹주도 함께 반등했다. 한화는 전 거래일 대비 1850원(4.45%) 상승한 4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한화시스템(1.24%), 한화솔루션(0.10%), 등도 상승세에 장을 마무리했다. 지난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 일제히 하락했던 한화그룹주가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총발행 주식 수의 13%에 달하는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 계획을 발표했다. 유상증자 결의 이후 다음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13%대 하락을 기록했고, 이외에도 한화(2.36%), 한화시스템(8.17%), 한화솔루션(2.31%)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유증 발표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유증 발표 직전인 19일(32조9086억원) 대비 3조7832억원이 증발했고, 한화그룹의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3935억원이 축소됐다. 올해 자회사들의 호실적과 우호적인 업황 분위기에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워온 한화그룹의 시가총액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자사주 약 30억원(21일 종가 기준 약 4900주)을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매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회장을 비롯한 손재일 사업 부문 대표(9억원 약 1450주)와 안병철 전략 부문 사장(8억원 약 1350주)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해 약 48억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유증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시가총액이 빠져나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한화 관련 종목들이 상승하는 모습이지만 주주들의 원성은 여전하다. 경영진이 제시한 자사주 매입 규모가 유상증자 금액에 약 13%에 그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유증으로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한화 임원진들이 매수를 통해 오히려 이득을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가 투자를 위해 필요했다면서도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과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는 필요한 투자였으나 내부 현금흐름·유동자산 현금화·사채 조달이 아닌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을 한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며 "한화오션 및 다이나맥 등 인수 이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방위산업 환경에 동사 현금흐름이 따라가지 못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 주식 수 증가에 따라 단기적으로 주주가치 희석은 불가피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한 자금이 실적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해소되지 않았다"며 "기존 수출국인 폴란드와 사우디향 수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유럽과 북유럽, 중동 내 신규 국가의 계약을 통해 3조6000억원 규모 유증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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