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1200% 뛰었다"···시시각각 변하는 정치테마주 '투자주의보' 발령

정치테마주 불안정성 '확대'···대선후보 관련 종목 급등락

이재명테마주 1264% 급등···후보별 테마주 변동폭 심화

證, 정치테마주 증거금율 100%로 상향 '투자 피해 예방'

조기대선이 4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후보 윤곽이 드러나면서 대선 후보 관련 종목들이 요동치고 있다. 뚜렷한 호재와 악재 없이 시시각각 급변하는 대선 판도에 따라 등락이 결정되는 만큼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투자 경고 종목은 36개로 이 중 형지엘리트, 아센디오, 형지I&C, 평화홀딩스 등 26개가 정치테마주에 해당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관련주가 22개로 가장 많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2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관련 주가 각각 1개로 나타났다.

예측불허 대선 행보에 변동성↑···최대 1200%대 급등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9개다. 이 중 티와이홀딩스우와 흥국화재우, 시지트로닉스를 제외한 6개(포바이포, 상지건설, 미스터블루, 엑스페릭스, 대성하이텍, 아이스크림에듀 ) 종목이 정치테마주로 꼽힌다.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 중 상한가를 기록한 엑스페릭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975원(29.91%) 상승한 4235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엑스페릭스는 이 후보가 대선 공식 출마 선언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체인 퓨리오사AI를 방문하면서 관련주로 분류됐다. 퓨리오사AI가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ID)를 통해 관계사인 엑스페릭스의 AI 반도체 기술 혁신을 지원받아 온 배경이 알려지면서다.

이날 이 후보가 웹툰도서관을 방문하면서 관련 종목인 키다리스튜디오(14.55%), 와이랩(10.41%), 디앤씨미디어(7.74%), 미스터블루(29.93%), 탑코미디어(6.90%), 핑거스토리(20.63%) 등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상지건설도 전 거래일 대비 1만원(29.94%) 상승한 4만3400원에 장을 마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초(3165원) 주가 대비 1271.25% 오른 가격이다. 상지건설은 최근 7거래일 동안 거래정지 조치된 지난 10일과 15일을 제외하고 5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이 후보의 테마주로 꼽혀오며 상승세를 지속했던 종목들의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오리엔트정공(7.95%), 형지글로벌(5.72%), 형지I&C(5.72%), 동신건설(0.38%)은 하락했고, 나아이(3.79%), 에이텍(0.18%) 등은 상승했다.

여권 대선 후보들의 테마주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직후 급등하던 테마주들이 돌연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홍준표 후보의 테마주로 지목되는 경남스틸은 전 거래일 대비 370원(5.23%) 하락한 6700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보광산업(0.22%), 삼일(4.87%), 태양금속(7.93%) 등이 하락마감했고, 휴맥스홀딩스(4.89%), 한국선재(1.02%)는 상승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테마주로 꼽히는 안랩(0.62%)과 김문수 후보 테마주인 평화홀딩스(7.36%), 평화산업(8.65%), 세원물산(1.19%), 대영포장(0.35%), 사조씨푸드(6.20%), 밸로프(1.28%)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동훈 후보 테마주인 대상홀딩스(2.63%), 디티앤씨알오(2.84%), 오파스넷(2.72%) 등도 내림세를 기록했다. 유력한 여권 대선 후보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갑작스럽게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관련주인 진양산업(0.18%)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선 출마 여부를 아직 공식화하지 않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관련 종목은 대선 출마 기대감에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아이스크림에듀는 전 거래일 대비 1065원(29.92%) 오른 4625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한덕수 테마주로 꼽히는 시공테크(22.68%), 대성창투(7.87%), 모헨즈(1.06%) 등도 상승했다.

정치테마주, 극단적 주가 등락···시장충격·투자자 피해 '주의'

지난 4일 한국거래소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직후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확대될 증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테마주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조기 대선 본격화로 정치테마주의 급등, 급락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거래소는 3가지 기준으로 투자위험을 분류해 주의가 필요한 종목들을 관리하는 시장경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비약적으로 급등할 경우 투기적 성격이 짙다고 판단해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한다. 시장경보제도는 투자주의와 투자경고, 투자위험 3가지로 구분되고 투자경고 종목으로 선정될 경우 미수거래와 신용거래가 차단된다. 투자경고 선정 이후에도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돼 1거래일 동안의 매매가 중단된다.

증권사들도 투자자 보호에 나섰다. 대형 증권사들은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해 미수 거래로 인한 미수금 발생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KB증권은 이재명 후보 테마주로 꼽히는 오리엔트정공, 형지엘리트, 동신건설 등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올렸다. NH투자증권도 이재명 후보의 정책주로 꼽히는 웹케시, 원티드랩의 증거률을 100%로 상향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총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관련 테마주가 선거기간 동안 급등하다 총선을 며칠 앞두고 30%대 급락을 기록한 바 있다"며 "투자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기업의 실적과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아닌 일시적인 정치 행보에 따라 등락이 좌우되는 만큼 투자 손실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