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1위 메탈 재활용 및 환경 서비스 기업 데리시부르그(DBG)와 손잡고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고 29일 밝혔다. 프랑스 북부 발두아즈 지역 브뤼에르 쉬르 우아즈에서 오는 2026년 착공한 뒤 2027년 본격 가동한다.
신규 합작법인은 현지에서 수거된 사용 후 배터리 및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을 안전하게 파·분쇄해 검은 가루 형태의 중간 가공품 '블랙 매스'를 만드는 전(前)처리 전문 공장이다. 연간 2만 톤 이상의 사용 후 배터리 및 스크랩 처리 능력을 갖춘다.
양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생산 거점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을 통해 제공된 배터리 공정 스크랩과 DBG가 프랑스 및 인근지역에서 수거한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해 원료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부터 유럽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내 생산·판매·라사이클 등 배터리 전 생애주기에 이르는 자원 선순환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와 39GWh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포드와도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2018년 준공한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생산라인을 전환하며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LFP,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을 동시 생산하면서 현지 생산 역량을 확대했다. 지난달에는 폴란드 국영전력공사(PGE)가 추진하는 대규모 ESS프로젝트에 사업 파트너로 선정됐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진출에도 보다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 CSO(최고전략책임자) 강창범 전무는 "이번 협력을 통해 안정적 배터리 공급망 구축은 물론 유럽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며 "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및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최고의 고객가치를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사이클링 시장은 업계가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리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 5000억 원에서 오는 2030년 22조 원, 2040년 64조 원으로 연평균 17% 성장할 전망이다. 2030년 이후에는 폐배터리 발생량이 급증하면서 리사이클링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은 지난해 '배터리 및 폐배터리에 관한 규정'을 시행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의 재활용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골자는 오는 2031년부터 유럽 내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비율은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로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이에 경쟁사들도 리사이클링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023년 국내에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준공, 연간 블랙파우더 1만 2000톤을 처리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인 SK테스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연 최대 1만 톤의 블랙매스를 생산할 수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성일하이텍 또한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폴란드, 헝가리, 북미 등 6개국에서 리사이클링 파크를 가동하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작 공장이 '프랑스'에 설립된다는 것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회(ACEA)에 따르면 프랑스는 2024년 기준 전기차 판매량(29만 614대)이 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량(199만 3102대)의 15%를 차지할 만큼 배터리 수요가 크다. 향후 사용 후 배터리도 빠르게 증가할 시장으로 점쳐진 시장이다. 특히 DBG는 프랑스 전역에 200여 개가 넘는 수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빠르게 증가하는 프랑스의 사용 후 배터리 자원을 효과적으로 선점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사용 후 배터리는 국외 운송이 까다롭고 운송 비용도 높아 원활한 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배터리 수요가 많은 지역 내 전처리 공장 설립이 중요하다"며 "프랑스에서의 이번 협력이 유럽 배터리 리사이클 사업 확대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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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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