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퓨처엠에 유상증자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단기간 대규모 유상증자에···주주가치 희석 우려 ↑"이차전지 변수 많아···시장 의문 당분간 계속될 듯"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요구를 받았다. 이는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의결된 1조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관련된 조치다.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금감원은 ▲연도별 자금 사용 계획 구체화 ▲합작법인(JV) 투자 관련 전체 투자 규모 명시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 기재 ▲기존 생산 시설 사용 대신 국내 신설 법인에 투자하는 이유 등을 구체화하라고 요구했다. 이 외에도 금감원은 6개월 만에 추가 자금 조달을 하는 이유와 다른 자금 조달 방법 대신 유상증자를 채택한 이유도 기재하라고 부연했다.
실제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해 11월 영구채 발행 이후 6개월 만에 이뤄졌다. 앞서 이 회사는 작년 11월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영구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건 설립 이후 처음이다. 당시 회사는 "국내외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계획된 증설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연이어 조달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현재 캐즘 여파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데,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 기조는 자칫 주주가치 희석과 재무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에서다.
유상증자는 신주를 발행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채 부담 없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이 줄어드는 희석 효과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직후 하루 만에 6% 이상 하락했다.
또한 이번처럼 단기간에 연속적인 자금 조달이 이뤄질 경우 재무 구조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한 자금이 장기간에 걸쳐 회수되거나 예상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인다면 차입 의존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곧 신용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금감원의 요청 사항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준비해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로 삼성SDI도 지난 3월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SDI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JV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구축 등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실적 부진 속 대규모 증자라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당시 삼성SDI의 주가 역시 6% 넘게 급락했다.
금감원도 삼성SDI를 유상증자 중점심사 대상 1호로 선정하고 주주가치 보호와 자금 조달의 타당성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주들의 우려와 금감원의 압박이 이어지자 최주선 대표는 1억915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 사실상 유상증자 결정 이후 이뤄진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주주들을 달래고 책임 경영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SDI는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에서 주주 배정 물량을 무난히 완판했다. 발행 예정 주식 수는 1182만1000주였으며, 실제 청약 주식 수는 1205만2922주로 나타났다.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청약률은 101.96%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업계 전반의 성장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각국의 보조금 축소 등 변수도 많은 상황"이라며 "자금 조달이 계획성과 실효성을 갖췄는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유상증자를 발표한 상장사는 약 15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면가 기준 모집 금액은 약 6695억원으로 집계됐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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