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장관 후보에 배경훈 LG AI연구원장 한국형 LLM '엑사원' 안착시킨 'AI 전문가' 산업 혁신, 규제 확립 숙제···LG '역할론'도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집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향후 배경훈 후보가 그룹 내에서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국정에 임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AI 모델 구축에 선도적 역할을 한 LG그룹의 존재감과 책임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배경훈 원장을 과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에 배 후보는 이날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해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배경훈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AI 전문가다. 그는 광운대에서 전자물리학과 학사와 전자공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컬럼비아서던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으며, 이후 삼성탈레스와 SK텔레콤 미래기술원 등 기업에서 사업 구조 고도화에 일조했다.
특히 배 후보는 2016년 LG와 연을 맺은 이래 그룹의 AI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연구원과 유플러스, 전자 등 주요 계열사를 오가며 사업 전반에 IT 기술을 이식했고, 2020년 출범한 LG AI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 낙점되면서 그룹의 중장기 AI 전략 수립과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신경을 쏟았다.
무엇보다 배 후보자는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을 개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가 원장으로 재임하던 2021년 12월 LG AI연구원은 엑사원 1.0을 처음으로 세상에 내놨고 2년 뒤 '2.0 버전'을 공개하는 등 활약을 이어왔다. 작년 말엔 '3.5 버전'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로 풀었는데, 당시 LG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지난 3월 등장한 '추론 AI' 모델 '엑사원 딥'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미국·중국 모델 대비 우수한 성능을 과시해 주목받았을 뿐만 아니라, 오픈AI와 알리바바 등 전 세계 극소수의 기업만 뛰어든 분야에서 LG가 두각을 드러냈다는 데 호평이 이어졌다.
배 후보의 도전은 제조·소프트웨어 등 전통적인 분야에 그치지 않았다. 의학과 같은 미지의 영역에 대해서도 목표를 세우고 연구를 지속했다. 실제 LG AI연구원은 작년부터 글로벌 연구기관 잭슨랩과 알츠하이머·암을 분석하는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엑사원에 잭슨랩의 알츠하이머 연구자료를 학습시키는 게 핵심인데, 고령화 시대 난치병의 비밀을 풀어 사회에 기여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대통령실도 이러한 여정을 지나온 배 후보를 대전환의 선봉장에 설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도 AI를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면서 무거운 과제를 떠안았다. 한계에 다다른 전통 산업에 AI를 입혀 재도약을 지원하고,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AI 윤리·규제체계를 정립하는 게 대표적이다.
업계 일각에선 배 후보의 행보와 맞물려 LG의 존재감이 커지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LLM 개발부터 응용, 규제 확립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업을 함께하며 경험을 쌓았으니 정책의 테스트베드나 파트너로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진단에서다.
일례로 LG AI연구원은 2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유네스코 AI 윤리 글로벌 포럼'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가해 첫 국제 표준인 'AI 윤리 권고'의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동시에 유네스코와 AI 윤리 교육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국제 전문가로 자문 그룹을 꾸리고 2025년말까지 AI 윤리·거버넌스 플랫폼을 완성해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배 후보는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미국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한국 모델이 주목할 만한 글로벌 AI로 등재됐다"면서 "올해 더 많은 세계적 수준의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 현장에서 인공지능 연구와 개발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경험과 노하우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쏟을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1호 공약 AI 세계 3대 강국 실현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과학기술 기반의 '진짜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