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변수와 리튬 하락에 불확실성 지속유럽·북미 재고 조정으로 출하 부진
애초에 배터리 업계는 1분기를 저점으로 보고, 2분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그 같은 흐름을 명확히 확인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 3조5544억원, 영업손실 110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0.13%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하는 수치다. 삼성SDI는 앞서 1분기에도 3조1768억원의 매출과 43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6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낸 바 있다.
2분기에는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유럽과 북미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 둔화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주요 고객사인 BMW의 배터리 재고 확충 수요를 기대했지만 실제 출하량은 부진했고, 북미에서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인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 가동률이 41%까지 떨어지며 AMPC 공제 금액 역시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상호관세 여파로 멕시코, 캐나다에서 생산한 전기차의 판매에 차질이 발생해, 2분기 출하량은 약 1.0GWh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동공구와 BBU(배터리백업 유닛)용 원형전지 출하가 전분기 대비 30~40% 늘어나 실적 하방을 일부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도 유럽 수요 부진 여파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매출을 5조8731억원, 영업이익은 296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9% 감소, 51.82% 증가한 수치로,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매출은 2023년부터 유지해 온 6조 원대를 처음으로 밑돌 가능성이 크다.
폭스바겐, 르노 등 유럽 고객사들은 지난 3월 CO2 배출 벌금 완화 이후 배터리 재고 확보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가동률도 하락하고 있으며,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가동률은 50%를 밑돌며, 3분기부터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폴란드에서 PGE와 협력 중인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은 아직 수율 개선 단계에 있어 이번 분기 실적 반영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상대적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흑자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10곳의 추정치를 평균한 결과, SK온의 2분기 매출은 1조8382억원, 영업손실은 2066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분기(1조6054억원, 영업손실 2993억원) 대비 소폭 개선된 수치다.
개선의 주요인은 북미 시장에서의 선전이다.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1·2공장 총 12개 생산라인 중 9개 라인이 현대차·기아 물량에 할당되어 있으며, 현대차그룹이 3월부터 현지 공장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9 등의 양산을 본격화하며 수요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AMPC 공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1분기 미국 내 생산 확대 효과로 1708억원의 AMPC 공제를 받았으며, 이번 분기에는 최소 1800억원에서 최대 2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캐즘의 바닥은 배터리 3사 모두 통과했지만, 2분기는 반등을 확인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라며 "원가 절감, 투자 축소 등에 주력하는 시기로 보고, 하반기부터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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