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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권, 신탁사업 '미래 먹거리'로 재정비···비이자이익·고령화 정면돌파

금융 은행

은행권, 신탁사업 '미래 먹거리'로 재정비···비이자이익·고령화 정면돌파

등록 2025.07.16 13:33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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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은행권 신탁사업 재정비 본격화

초고령화와 비이자이익 확대 압박이 배경

정부의 제도 지원이 시장 확대의 핵심 변수

자세히 읽기

국민은행, 간편형 유언대용신탁 출시

농협은행, 부동산 증여신탁 선보임

하나은행, 금 실물 신탁 도입 및 연금제도 협약

신한은행, 치매안심신탁 등 고객 맞춤형 솔루션 강화

배경은

기존 은행권, 이자마진 중심 수익구조에 신탁사업 소극적

규제, 전문인력 부족, 협소한 신탁재산 범위가 걸림돌

이자이익 감소 우려와 비이자수익 확대 필요성 부각

숫자 읽기

2023년 말 국내 신탁 총수탁고 1418조원

GDP 대비 신탁규모 54%, 일본·미국 등 선진국 대비 낮음

은행권 점유율 60%→40%대로 하락, 비은행권 추격

향후 전망

신탁시장 대중화 여부가 성장의 관건

세제혜택 등 정부 제도 혁신 필요성 강조

중산층·소액신탁 활성화, 온라인 신탁서비스 도입이 과제

이자이익 한계···유언대용·금 신탁 등 상품 다각화초고령화로 금융 역할↑···맞춤형 신탁 솔루션 경쟁세제혜택·온라인 허용 등 제도 혁신이 대중화 관건

은행권, 신탁사업 '미래 먹거리'로 재정비···비이자이익·고령화 정면돌파 기사의 사진

은행권이 그간 소홀했던 신탁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고령화와 금융당국의 비이자이익 확대 주문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다. 다만 선진국 대비 신탁의 대중화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은행권 신탁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관건으로 꼽힌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간편형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신규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별도의 법률 절차나 유언장 작성 없이 유언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확보할 수 있게 설계된 게 특징이다. 고객이 사망할 경우 복잡한 절차 없이 사전에 지정한 수익자가 자산을 상속할 수 있다.

이에 앞서 NH농협은행은 부동산 증여 시 절세효과를 높이고 증여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NH 사랑THE 부동산증여신탁'을 선보였다. 부동산의 가치 상승 이전에 사전증여해 세금 부담을 줄이고, 상속재산 규모 축소를 통해 수증자의 상속세 부담까지 완화할 수 있는 상품이다.

또한 하나은행은 지난달 18일 금융권 최초로 금 실물 신탁 서비스를 내놨다. 금 실물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분해 주는 '하나더넥스트 마이골드신탁'은 쉽고 편리하게 금을 처분하거나 운용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신탁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금 실물을 은행에 맡기면 일정 기간 운용 후 만기에 금 실물과 운용 수익을 지급하는 '하나더넥스트 마이골드운용신탁'도 하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하나은행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신탁 기반 연금제도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도 진행됐다. KPGA가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도입하는 이번 연금제도는 KPGA 투어 상금의 3%가 연금의 재원으로 쓰이는 게 특징이다. 선수의 투어성적에 따라 개인별로 연금이 차등 적립되고 하나은행의 신탁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5월 종합재산신탁 및 유언대용신탁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탁가능재산 확대, 계약서 자동화, 안정적 계약관리 시스템 등 주요 기능을 개편했다. 고령화로 인한 치매 등 돌발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치매안심신탁 솔루션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신탁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생전 자산운용은 물론 건강상태 변화에 따른 자금활용과 사후 재산 분배까지 고객의 삶 전반을 설계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겠다는 게 신한은행의 복안이다.

넓어진 신탁 고객층···상속·은퇴 설계 수요 급증


그간 은행들은 신탁사업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이자마진 중심의 수익구조, 복잡한 규제, 협소한 신탁재산 범위 등으로 사업 유인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 내부에서도 다방면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신탁사업을 전담할 인력을 충분히 키우지 못하다보니 전문 신탁사에 고객을 넘기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들어 은행권의 신탁사업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배경으로는 이자이익 절벽 우려가 첫손에 꼽힌다. 은행권은 고금리를 바탕으로 역대급 이자이익을 누려왔지만 '이자장사' 비판이 거세지면서 더 이상 이자마진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지난 6월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달라"는 내용의 건의안을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신탁업은 별도의 대출 없이도 수수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자본소비가 적은 효율적인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신탁 자회사를 보유한 금융지주는 은행 대출과 신탁 수수료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수익 다각화에 유리하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상속·은퇴설계 수요 증가도 은행의 신탁사업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층의 자산관리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고령인구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고령가구의 보유 재산은 부동산 비중(80%)이 높아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 확보가 어렵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치매 환자 수 증가 및 상속 분쟁의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할 때 금융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신탁상품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신탁이 극소수 부유층만 이용하는 특수 서비스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1인 가구나 젊은 자산가들도 유언대용신탁, 생애관리 신탁 등을 적극 찾는 추세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신탁, 부동산신탁 등 법인·부동산 자산 위주로 성장해온 국내 신탁시장은 앞으로는 상속신탁 등 가계자산 관리 부문에서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탁시장 커졌지만 절대적 규모는 작아···성장 잠재력 충분


국내 신탁시장 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신탁 총수탁고는 1418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명목 GDP 대비 총수탁고(54.0%)로 일본·미국 등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다. 다른 사업 대비 향후 성장여력이 많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전체 신탁자산 중 은행권의 점유율은 한때 60%에 육박했지만 최근 비은행 금융사의 추격으로 40%대로 낮아진 상태다.

신탁은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잠재 고객층이 매우 넓어진 상황이다. 은행권은 급성장하는 신탁시장 파이를 지키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이 사업 재정비의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관건은 국내 신탁시장이 향후 얼마나 대중화될 수 있느냐다. 전문가들은 세제혜택 강화 등 정부의 제도적인 혁신이 속도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대응해 교육자금증여신탁, 결혼·육아자금신탁 등에 대해 과감한 세제 혜택을 부여했고, 그 결과 신탁의 대중화 측면에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며 "우리나라도 2022년 10월 정부가 제시한 신탁업 혁신 방안이 속히 법제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소액신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온라인 기반의 신탁업자와 신탁 관련 서비스 제공자 허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회사들은 수탁재산의 규모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대중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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