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답보에 투자자예탁금 감소 추세피그마·비트마인·일라이릴리 등 美 종목 인기급등주, 주가 변동성 커···신중한 접근 필요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투자자예탁금은 69조3973억원으로, 연중 최고를 기록한 이달 1일(71조7777억원)보다 약 보름 만에 2조원 넘게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 중 하나다.
반면 해외 증시로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지난 15일 기준 1962억5541만달러(약 273조원)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중순께부터 19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면서 한 달 동안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는 최근 국내 증시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달 29일 3230선을 돌파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최근엔 3100∼3200선의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올해 상반기(1∼6월) 동안 33%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오히려 하락세도 나타나며 전날까지 1.8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달 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서학개미들이 집중 투자한 종목 1~3위는 피그마, 비트마인, 일라이릴리 순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피그마에 유입된 국내 투자자 순유입 자금은 1억7157만달러(약 2384억원)에 달한다. 미국 그래픽디자인 도구 개발사 피그마는 지난달 31일 뉴욕 증시에 상장한 새내기주로, 올해 나스닥 최대 기업공개(IPO) 흥행종목에 꼽힌다. 상장 직후 피그마의 주가는 공모가(33달러)의 약 4배에 달하는 142.9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상장하자마자 나타난 급등세에 서학개미들의 자금이 몰려든 셈이다.
비트마인에는 1억2785만달러(1776억원), 일라이릴리에는 1억1583만달러(1609억원)가 각각 순유입됐다.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보유량 세계 1위에 달하는 나스닥 상장사로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이다. 일라이릴리는 자체 개발한 비만약 마운자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은 지 1년 만에 한국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하면서 서학개미의 눈길을 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종목은 변동성이 큰 만큼 단기 수익을 노린다면 높은 위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트마인의 경우 지난달 초 52주 최고가(161달러)를 찍고 이달 18일(54.87달러)까지 65.9% 급감했다. 피그마는 최고점의 절반 수준인 76.16달러까지 하락한 상태다.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임상 3상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이달 주가는 횡보하는 중이다.
코스피가 적절한 상승동력을 찾기 전까지 미국 주식을 찾는 서학개미 행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개월간 올랐던 코스피는 하락 반전한 상태"라며 "증시는 매크로(거시경제) 불안에 영향을 받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상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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