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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제고가 필요한 이유

전문가 칼럼 류영재 류영재의 ESG 전망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제고가 필요한 이유

등록 2025.08.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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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제고가 필요한 이유 기사의 사진

금년 5월말 기준 국민연금 전체 자산은 1237조원이고 이중 13.4%인 165조가 국내 주식에 배분되어 있다. 이는 연금의 중기자산배분 계획상 국내주식 비중 14.9%에도 현저히 미달한 수준이다. 지난 10년 동안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복지부의 2016년 자산배분(안)에 따르면, 당시 국내주식 비중은 20%, 해외는 13.1%였던 반면, 2025년 현재 국내주식 비중은 13.4%, 해외는 35.1%로서 지난 10년 동안 국내는 6.6%포인트 감소했고, 해외주식은 22%p나 크게 늘었다.

이것을 쉽게 표현하면, '우리집 돈으로 공부 잘하는 다른 집 아이 과외비 대준 격'이다. 의당 '우리집 돈으론 우리 아이들 미래를 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다.

최근 기금운용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주식투자를 늘렸을 때 성과가 안 좋으면 변명의 여지가 있지만, 한국 주식을 사서 성과가 안 좋으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고 한다. 이러한 점도 미국 주식 쏠림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잘 나가는 미국 기업인들과 미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과도한 칭송을 하고 심한 경우 우상화하기까지 한다. 이는 경제와 자본시장의 사대주의적 행태다. 국내 기업이나 기업인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더라도 그들의 기를 살려주고 응원하여 마침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일도 결국 우리들의 몫이다.

미국 투자 쏠림 현상은 영국의 연기금 운용에서도 발생했다. 따라서 지난 5월말 영국 정부는 연금 연기금들의 자국 투자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영국 재무부와 노동연금부, 주택&지역부가 함께 발간한 '연금 투자 보고서(Pension Investment Review)'가 그것이다. 보고서 내용을 요약하자면 첫째 연금 운용사의 대형화를 촉진하여 규모의 투자효과를 제고하고, 둘째 자발적 협약과 강제적 수단 등을 동원하여 이 자금의 영국 내 투자 확대를 유도한다. 이는 가입자 자산의 수익률 제고와 국가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야심찬 계획이 아닐 수 없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인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서도 연기금 등의 국내 주식 매수가 더욱 확충되어야 한다. 일본도 십여 년 전 자본시장 재흥정책을 펼치며 기업 거버넌스 개혁, 일본 공적연금(GPIF)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ESG 투자 강화, NISA 확대 등과 함께 공적 연금과 일본 중앙은행의 지속적 국내 주식 매수가 동반되었다. 즉, 공적 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12%에서 25%로 대폭 상향했고, 일본중앙은행 역시 약 35조 엔의 자금을 투입해 자국 주식형 ETF 등을 매입했다. 2015년 6월 니케이225 인덱스는 15000p였지만 현재 43,000p로 총상승률은 약 190%이며 이를 연환산 수익률(CAGR)로 따지면 11%나 된다. 일본 정부는 자본시장 관련 제도 개혁과 공적 기관들의 꾸준한 자국 주식 매수 정책만으로 자본시장 재흥정책의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물론 공적 연기금의 투자수익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국 국민연금도 한국 주식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그 투자방식도 여의도 민간투자자들과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 국민연금은 Buy & Hold 투자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대상 기업들과 Buy & Talk 혹은 Buy & Engage 해야 한다. 이것이 곧 진짜 스튜어드십 투자이자 진정한 책임투자다. 이러한 방식으로 투자함으로써 피투자기업의 거버넌스와 ESG 스탠다드를 높여 나가면 피투자기업들의 주주가치 증대(Enhanced Shareholder Value)가 지속될 것이며 이는 한국 주식시장 재평가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재평가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주식부문 수익률도 크게 올라갈 것이다. 이런 투자로 대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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