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재의 지속가능 경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집단 이익의 작용과 반작용, 그리고 ESG라는 균형의 원리

뉴턴의 제3법칙은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다.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힘을 가하면, 상대는 그 힘과 같은 크기이되 반대 방향의 힘으로 되돌려준다. 로켓이 연료를 태워 가스를 아래로 분출할 때 로켓이 위로 떠오르는 것도 이 원리로 설명 가능하다. 이 물리학의 원리는 정치·경제·사회 현상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린 기업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기업에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공존한다. 주주, 종업원, 협력사, 고

스튜어드십 코드, 선언을 넘어 '책임의 제도'로

지난 6월 8일 ESG기준원 주관 공청회에서 공개된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은 제정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전면 손질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적용 자산 범위를 기존 국내 상장주식 중심에서 채권, 부동산, 인프라, 비상장주식 등으로 넓히고, 수탁자 책임 활동의 범위도 의결권 행사에만 머물지 않고 주주제안, 협력적 관여활동, 그 결과를 반영한 투자 의사결정까지 포괄하려는 방향성에도 동의한다. ESG 등 지속가능성 요소를 명시

중복 상장 규제, 금지가 아니라 '구별'이 먼저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split listing)'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하며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모회사-자회사 간 중복상장에 대해 "원칙적 금지·예외적 허용" 기조를 밝히고, 예외를 허용할 때에도 일반주주 보호와 자회사 독립성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이다. 핵심사업을 물적분할해 상장하는 구조가 모회사의 기존 주주가치 희석과 이해상충 논란을 야기해 왔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이러한 문

좋은 증자와 나쁜 증자: 한화솔루션 사태가 남긴 교훈

유상증자는 본질적으로 선도 악도 아니다. 기업이 손실을 흡수하고, 성장 투자 기회를 지속하며, 훼손된 자본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재무수단이다. 그럼에도 한국 시장에서는 "유상증자는 곧 악재"라는 투자자의 즉각적 반응과 "회사가 자금이 필요하니 주주는 따라오라"는 기업의 일방통행이 대립적으로 공존한다. 그러나 둘 다 프레임에 갇힌 사고다. 핵심 쟁점은 자본조달이라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필요성과 구조를 시장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

숫자의 착시와 부끄럼 전략의 한계: 한국형 주주행동주의가 가야할 길

엑셀 시트 밖의 진실: 경영은 숫자가 아닌 통찰에 가깝다 주주행동주의자들이 기업을 압박할 때 가장 전면에 내세우는 무기는 숫자다. 이들은 정교한 재무적 밸류에이션과 피어그룹과의 비교 등을 통해 해당 기업이 얼마나 저평가되어 있는지, 비용 감축 및 주주환원 확대 여력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엑셀 시트 위에 담는다. 이러한 이들의 숫자는 강력한 객관적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경영이란 재무 숫자로 온전히 설명, 재단될 수 없는

격변의 시대, '위성 샷'으로 본 한국경제 생존법

개인이나 기업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타자의 시선, 즉 외부 관점이 필수적이다. 시장의 니즈와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대응해야만 경쟁력을 유지·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시각에 갇혀 집단사고(groupthink)나 확증편향에 빠지면, 결국 나르시시즘에 도취되어 조직의 경쟁력 상실은 물론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국가는 더욱 그렇다. 지경학(geoeconomics)과 지정학(geopolitics)의 역학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냉엄한 국제 질

열린 시장과 그 적들: '독단 경영'과 '중우(衆愚) 경영'

플라톤의 선장과 포퍼의 감시자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철인(哲人)정치를 설파하며 국가를 항해하는 배에 비유했다. 거친 파도와 암초가 도사리는 바다에서 승객(대중)의 투표로 뽑힌 사람이 키를 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항해술과 천문학, 배의 메커니즘에 통달한 전문가가 선장이 되어야만 목적한 항구에 안착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 엘리트주의의 원형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20세기 철학자 칼 포퍼(Karl Popper)는 명저 '열린 사회

알을 깨는 자본, 알을 품는 자본

금융자본이 가진 태생적 조급함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들을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책과 이론으로 그 문제들을 해석하고 평가하는 일은 '강 건너 불 구경'과 유사하다.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 즉 창업가들은 손바닥에 놓인 작은 알 하나를 보고도 가슴이 뛴다. 그들은 알껍데기 너머, 훗날 화려한 깃털을 뽐내며 창공을 비행할 새를 상상한다. 반면 금융투자자들의 시선은 다르다. 그들은 냉정하게 계산기를 두드린다. 이 알이 부화할

코스피 5000, 숫자가 아닌 체질 개선이 먼저다

코스피 5000 달성은 한국 자본시장사에 분명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그 지수대에서 견조하게 조정받으며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궤적을 그려야 한다. 만약 과거처럼 급등 후 급락이 반복된다면, 투자자들의 피해는 심대할 것이고 무엇보다 이 정책을 펼친 정부에게는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만난 40여 년 투자 경력의 한 개인투자자는 지난 4년여가 투자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2021년 팬데믹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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