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투협회장 "투자자 신뢰와 제도적 뒷받침이 금융혁신의 조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금융투자업계 CEO들과 간담회

서 회장 "BDC·발행어음 인가 확대 필요···신뢰가 혁신의 출발점"

(왼쪽)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 기념촬영하기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금융소비자 보호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강조한 가운데, 업계는 제도적 지원과 함께 투자자 신뢰 확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증권사·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임직원 스스로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족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없는 상품은 판매하지 말라"고 불완전판매 근절을 주문했다.

이어 "상품 설계부터 운용까지 전 과정에서 사전 예방적 투자자 보호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 성과를 이유로 내부통제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CEO가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라는 인식을 갖고 성과보상 체계까지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세조종, 불법 리딩방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자본시장은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다"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퇴직연금 제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준(準) 공적연금체계로 자리잡는 만큼 가입자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위험자산 투자 한도 확대, 세제 혜택 부여 등 제도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투자업계 역시 생산적 금융 확대와 투자자 신뢰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BDC 법안 통과, 종합투자계좌(IMA) 제도 개선, 발행어음 인가 확대 등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모험자본 공급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등 첨단산업과 유망 벤처기업에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증권사 법인 지급 결제 허용, 신기술 사업 금융업 추가 등록, 중기 특화 증권사 제도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투자자 신뢰 역시 강조하면서 "견고한 신뢰의 기반 위에 서야 진정한 금융 혁신이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금융취약계층 보호 장치를 세밀히 마련하고 금융사기와 부당광고를 사전에 차단해 투자자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서 회장은 "소비자 보호와 모험자본 공급 이야기가 주로 오갔다"며 최근 금융감독 기능 개편 논의와 관련해서 "당정 협의가 끝난 사안이니 지켜봐야 한다"며 "업무 분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증권사에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김규빈 토스증권 대표이사,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김인 삼성증권 부사장,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가 참석했다.

자산운용사에서는 길정섭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김우석 삼성자산운용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가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