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13조6664억, 그룹 전체의 39.8%2021년 매출 기여도 76%, 현재 30%p 넘게↓고공행진 '조선'···수익성 방어 위한 한방 필요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HD현대오일뱅크의 매출액은 13조6664억원, 영업손실 270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HD현대에서 차지하는 오일뱅크의 매출 비중은 39.8% 수준이다.
HD현대오일뱅크가 그룹에 기여하는 매출 규모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21년 상반기 기준 76.4%에 달하던 매출 기여도는 2022년 59.3%, 2023년 46.5%, 2024년 46.1%까지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40% 밑으로 내려앉았다. 4년간 매출 비중이 30%포인트(p) 이상 감소한 셈이다.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엔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정유 시황이 안 좋아지면서 영업이익 적자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2413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8%로 정유업계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실적 악화와 함께 부채 규모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HD현대오일뱅크의 2분기 기준 부채 총계는 14조1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9886억원)보다 0.87% 증가, 2023년 말(13조2290억원) 대비 6.7% 늘었다. 2019년 136%에 불과하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224.5%까지 뛰었다. 중질유분해복합설비(HPC) 설비 투자를 시작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HD현대의 정유 사업이 지지부진하는 사이 조선 사업이 치고 올라오면서 역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매출은 14조2001억원으로 오일뱅크(13조6664억원) 매출 규모를 넘어섰다. HD한국조선해양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은 약 41%다.
이에 따라 HD현대의 현금창출원이 HD한국조선해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회사의 위상이 뒤바뀌면서 그룹의 핵심 성장 축이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HD현대오일뱅크가 수익성 회복에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말 회사는 3년 만에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 생산 안정화를 통한 실적 개선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2030년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정유업 비중을 45%로 줄이고 이를 통해 경영 불확실성을 낮추면서 수익성을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HD현대오일뱅크의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 대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낮은 수준을 보였던 정제마진이 하반기 들어 개선됐고 3분기 '드라이빙 시즌' 효과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부진했던 HD현대오일뱅크는 정제마진 개선과 유가 안정세로 하반기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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