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베트남 잇단 접촉···혁신성과·포용 모델 높이 평가설립 3년 만에 흑자·MAU 880만···'국내 최초' 타이틀 40여개현지 협업 없인 확장 한계···네트워크·자본·규제 대응 관건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리투아니아 중앙은행과 투자청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사옥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2023년 첫 교류 이후 3년 연속 이어진 자리다. 리투아니아 측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의 혁신성과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는 모델, 설립 3년 만의 흑자전환을 높게 평가했다.
이날 마리우스 스코디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이사회 위원은 "유럽에는 5억명의 고객이 존재하고 디지털 금융 혁신은 무한한 기회를 낳고 있다"며 "토스뱅크가 유럽의 혁신 파트너로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리투아니아는 유럽 내 대표적인 핀테크 허브다. 인구는 280만명에 불과하지만 EU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고 규제 혁신과 디지털 친화적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교두보로 삼는 국가다. 디지털뱅크 레볼루트가 리투아니아를 기반으로 유럽 전역에 확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토스뱅크 역시 리투아니아 방문단으로부터 "규제·제도적 지원과 투자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 혁신성에 해외도 주목···유럽·동남아 '노크'
베트남에서도 토스뱅크에 관심을 보였다. 베트남 최고인민검찰원은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주관으로 방한해 금융권 가운데 유일하게 토스뱅크와 교류했다. 황 민 띠엔 디지털전환국장은 "토스뱅크가 포용금융을 실현하면서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은 놀랍다"며 "베트남엔 잠재력을 가진 젊은 인구가 많아 디지털 전환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만큼, 토스뱅크가 보여준 금융 접근성과 보안성을 우리도 지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스뱅크의 모델은 단순한 비대면 서비스를 넘어선 '혁신 금융'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금 이자받기', '전세지킴보증 결합 대출', 지방은행과 연계한 '함께 대출' 등 40여건의 서비스에 '최초' 타이틀이 달렸다.
또한 설립 3년 만에 연간 흑자 457억원(2024년 기준)을 달성했고 고객 수는 120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80만명에 달한다. 특히 포브스는 '세계 최고의 은행' 조사에서 3년 연속으로 토스뱅크를 국내 1위에 올렸다. 이 같은 성과들이 해외 기관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토스뱅크는 지난 4월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며 향후 3~5년간 ▲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내재화를 넘어선 표준화 ▲글로벌 진출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진출은 토스뱅크가 '혁신 은행'에서 '글로벌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동남아는 금융 접근성이 낮아 포용금융 모델의 확장성이 크고, 미국·영국·홍콩·싱가포르 등 선진국은 고객 경험 혁신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지 금융사와 합작법인을 세우거나 지분 투자, 혹은 BaaS(서비스형 뱅킹) 모델을 통해 현지 은행에 토스뱅크의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이 되는 것이 새로운 지향점"이라며 "최적화, 기술 내재화, 글로벌 확장을 통해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4대 은행 대비 자본력·네트워크 열세···규제 장벽 부담
토스뱅크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보여준 속도감과 혁신성을 무기로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본력, 현지 신뢰 확보라는 벽은 여전히 높다. 국내에서의 '메기 효과'를 세계 무대에서도 이어가기 위해선 파트너십과 현지화 전략, 자본 확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과제가 적지 않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은 이미 40여개국·200여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업·무역·투자금융까지 풀라인업을 갖췄다. 하지만 국내 고객 기반의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는 해외에 물리적 거점이 전무하다.
모바일 중심의 소매금융 모델도 토스뱅크의 한계로 지적된다. 대면 채널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아온 기존 은행들과 달리 앱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는 초기 진입 단계에서 고객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금융산업 특성상 각국 규제당국의 인가가 필수적이지만 인터넷은행이 안정성·투명성 요건을 충족하며 현지 감독기관의 신뢰를 얻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기술 혁신과 더불어 제도적 장벽을 넘는 전략적 접근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토스뱅크는 설립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지만 대규모 투자 여력을 마련하기에는 아직 제한적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 역시 수익구조 다변화에 한계가 있고, 이는 글로벌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보여준 혁신 모델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현지 네트워크와 규제 대응은 풀어내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국내에서의 성공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 안착하려면 전략적 제휴와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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