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1지구 조건 완화로 재입찰···현대건설 참여 자격 확보이한우 대표 직접 컨펌···현대건설 내부 검토 절차 본격 가동GS건설 텃밭에서 변수 부상···현대건설 도전 여부 업계 촉각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1지구 조합은 지난 4일 대의원 회의를 열고 기존 입찰지침 유지를 결정했으나 조합원 의견을 반영해 입찰 조건을 전면 수정하고 재입찰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현장설명회에 불참했던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에도 다시 문이 열렸다.
당초 조합이 내세운 일부 조건은 건설사들 사이에서 '독소조항'으로 지목되며 논란을 낳았다. 유력 건설사들의 참여를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지자, 결국 조합은 현실적인 경쟁 구도를 만들기 위해 지침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가장 주목받는 건설사는 단연 현대건설이다. 그동안 성수1지구의 조건에 문제를 제기하며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현대건설은 이번 변경으로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해, 내부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장설명회 준비 단계부터 최고경영진까지 보고가 올라갔고, 이한우 대표이사가 직접 컨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현대건설이 성수1지구 수주전에 얼마나 무게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현대건설이 실제로 입찰까지 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성수1지구는 이미 GS건설이 조합과의 관계를 다져놓은 대표적인 사업지로 꼽힌다. 오랜 기간 지역 내 기반을 닦아온 만큼, GS건설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입찰보증금 등 현실적인 부담도 현대건설의 참여 여부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실제 입찰에 나서려면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며 "GS건설과 정면 승부에 나설지, 전략적으로 뒤로 물러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수1지구는 한강변 입지와 대규모 단지 조성이라는 장점을 동시에 갖춘 동북권 핵심 재건축 사업지다. 총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하며, 완공 시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입찰 구도를 둘러싼 경쟁과 잡음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침 완화가 성수1지구를 넘어 다른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압구정2구역을 비롯한 강남권 대형 단지들도 입찰 조건 논란이 불거진 바 있어, 이번 사례가 일종의 '전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건설의 참여 여부는 향후 성수1지구뿐 아니라 서울 전역 정비사업 판도에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성수1지구가 GS건설의 '텃밭'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도전장을 던질 경우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은 가열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현대건설이 끝내 발을 빼면 사실상 GS건설 단독 구도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성수1지구는 입지와 상징성이 뛰어난 만큼, 누가 수주하든 업계 내 위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현대건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향후 서울 정비사업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합은 오는 18일 열리는 대의원 회의를 거쳐 안건이 최종 의결되면, 입찰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을 예정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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