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통한 자체 물류·배송 시스템 강화광고·중개·판매 모두 고른 성장세 기록쿠팡·알리·테무 경쟁 공세 속 대응책 주목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커머스·물류 생태계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전략적 협업을 위해 동맹 관계를 맺은 컬리의 구주 매입 일부를 인수했다. 구체적인 인수금액과 지분 규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컬리 지분투자 규모에 대한 별도 공시도 예정되어 있지 않다. 사업보고서 내 타법인출자 현황 등의 방식으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네이버는 그간 약점으로 지적돼 온 신선식품 새벽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컬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실질적 협력을 확대해 왔다. 이달 초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컬리N마트'를 도입했다. 여기에 컬리의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을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에 편입시켜 네이버 쇼핑 고객에게 신선식품 새벽배송과 냉장·냉동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컬리 역시 네이버의 폭넓은 사용자 기반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활용해 시장 저변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지분 투자는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네이버가 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지난 2020년 10월에는 CJ대한통운과 60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을 단행하고 네이버만의 쇼핑 배송 체계를 구축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은 최근 "네이버의 쇼핑 전략은 얼라이언스(동맹) 모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글로벌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인수를 통해 커머스 사업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크림을 중심으로 리셀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는 미국 C2C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와 스페인 C2C 업체 왈라팝, 일본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소다를 각각 인수했다. B2C 대비 블루오션인 중고 거래와 C2C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사용자 데이터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행보가 적중한 점은 실적을 통해 알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네이버 커머스 부문 영업수익은 1조6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었다. 커머스 수익을 구성하는 광고, 중개 및 판매, 멤버십 부문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9%에 달해 서치플랫폼(35.9%)에 이어 주요 수입원 2위를 기록하는 중이다.
플랫폼 충성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멤버십 기반도 탄탄하다. 네이버는 특정 시점의 유료 멤버십 회원 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올해 2분기 유료 이용자 구독료(월 4900원) 매출액이 572억원인 점을 토대로 계산하면 약 389만명의 멤버십 회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가입자의 가족 구성원 최대 4명까지 함께 이용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멤버십 회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네이버 커머스를 둘러싼 환경은 쉽지 않다. 국내에선 쿠팡과 양강체제를 형성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이 22.7%, 네이버가 20.7%로 나타났다. 근소한 차이지만 탄탄한 직매입·직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당일·익일배송이 기본인 쿠팡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계 전자상거래(C커머스) 공세가 한층 거세지는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신세계그룹의 지마켓(G마켓·옥션)과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합작법인 설립을 조건부 승인했다. 합작법인은 공정위 승인과 함께 곧바로 조직 구성과 이사회 개최, 사업 계획 수립 등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테무 역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직진출을 선언했다.
네이버는 연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개편을 통해 개인화 영역을 전면 확대할 계획이다. 사용자 맞춤형 상품과 스토어를 추천해 재구매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를 통해 커머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커머스는 검색 경쟁력과 네이버페이의 결합이 큰 강점"이라며 "파트너십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도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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