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근값 2021년 대비 36% 하락건설경기 침체 및 中·日 저가 물량 탓철강사, 피해 최소화 위한 가격 인상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유통되는 철근 가격이 톤(t)당 70만원 안팎을 맴돌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시기, 평균 110만원에 거래되던 철근은 4년 만에 36% 떨어졌다. 통상 국내 철강사들의 철근 손익분기점은 75~80만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철근 가격이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중국산 철근 유입이 잇따르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합 악재가 지속되자 유통시장에 쌓인 철근 재고 물량이 기준 가격보다 낮게 거래되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산 저가 공세까지 더해지며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일본산 철근 수입량은 1만1280톤으로 전년 동기(2524톤)보다 347% 급증했다. 일본산 철근의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64만~65만원으로 국내 업체들의 가격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수익성 방어를 위한 감산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4월 현대제철 인천 철근공장이 한 달간 문을 닫은 데 이어 동국제강 역시 7월부터 한 달 동안 인천공장 전체 공정을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등의 생산 조정에도 수익성 악화는 계속됐다.
결국 이들은 손실 최소화를 위해 철근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최저가격을 설정해 그 밑으로 팔지 않는 방식이다. 우선 현대제철은 다음 달부터 철근 가격을 톤당 75만원 수준으로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가격 인상을 계획 중이지만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15일부터 철근 가격 70만원 하한선을 도입한 데 이어 이날부터 톤당 73만원으로 철근값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제한을 통해 점차적으로 시장가격을 끌어올리겠다는 움직임이다. 다음 달 추가 인상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상반기에도 있었다. 당시 주요 철강사들은 철근값이 수익을 전혀 낼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지자 75만원 밑으로 철근을 팔지 않기로 했다. 그 결과 연초 67만원이던 시장 평균 가격은 5월 초 76만500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강사들의 잇단 감산에도 시장 가격은 여전히 원가를 밑돌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철근값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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