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자사주 활용 방안 혼선에 주가 급락금투업계 "저수익 자산인 삼성물산 매각 합리적"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CC는 전 거래일 대비 2.99% 내린 37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EB 발행 철회 소식에 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한 모습이다.
최근 KCC의 주가 변동성 확대는 지난 24일 자사주 활용 방안을 발표한 데 따른 결과다. 전체 발행주식의 17.24%에 해당하는 자사주 중 약 22.8%를 소각, 9.9%는 EB 발행, 3.4%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 되레 역풍을 불렀다.
자사주 소각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KCC는 EB발행을 결정했다. 소각보다는 이를 활용해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주가도 요동쳤다. KCC가 EB발행 공시를 한 날 주가는 장중 한때 17% 가까이 급락했다.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EB를 발행하는 것은 신주 발행과 같은 효과를 내 투자자 입장에서 주주가치 희석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CC가 EB 발행을 추진했던 배경에는 차입금 부담이 꼽힌다. KCC는 2019년 미국 실리콘 소재업체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총차입금이 5조8000억원까지 불어났고, 지난해 기준 평균금리는 6.2%에 달했다.
KCC는 금융비용 부담 경감 측면에서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으나 결국 주주들의 의견을 고려해 지난달 30일 EB발행 결정을 철회했다.
금투업계에서는 KCC가 굳이 자사주 EB 발행으로 주주가치 희석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KCC가 삼성물산 주식 1700만9518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분율 10.01% 수준이며, 더불어 KCC 시가총액과 맞먹는 3조원대 규모다. 하지만 배당수익률은 1%대에 그쳐 '저수익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에 차입금을 줄이려면 해당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라이프자산운용 관계자는 "EB 발행이 차입금 경감 목적이었다면 오랜 기간 수익 기여가 제한적이었던 비핵심·저수익 자산을 먼저 활용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KCC의 총차입금이 5조8000억원에 달하고 평균금리가 6.2%에 이르는 상황에서 배당수익률이 1.34%에 불과한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며 "기관 투자자들의 주된 요청 사항은 2012년 매입한 삼성물산 지분의 유동화였는데, 이를 두고 굳이 4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EB를 발행한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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