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2일 1402원에 개장···강달러 지속가전업계, 수출 단가 상승에 수익성 개선 전망석화업계는 울상···다만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
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날보다 1.2원 내린 1402.0원에 개장했다. 미국 민간 고용 부진의 여파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1307원대)과 비교하면 100원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4일 야간거래에서 장중 4개월여 만에 1400원대를 돌파한 뒤 1300원대 후반에서 1400원대 초반을 웃돌고 있다.
강달러 기조는 최근 유로 약세와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등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직접투자와 관련된 현금 투자 압박 등이 심리적 저항을 뚫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수출업계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가전업계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해외에서 같은 제품을 팔아도 원화로 환산했을 때 이익이 더 커진다. 따라서 수출 비중이 큰 가전업체들은 단기적으로 환차익 효과를 누리게 된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고환율 기조를 반길 수만은 없다. 가전사들은 보통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들을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하는데, 고환율 기조가 길어지면 원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수 있어서다.
수요 부진도 예상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지속되면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고객들 입장에서는 가전 구매를 꺼리는 부분이 있다"며 "물가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석유화학 업계는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석화업계는 구조상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는데, 환율이 뛸수록 원가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석화업계는 최근 중국발(發) 공급과잉에 따라 수요가 위축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비용 증가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석유화학업계는 고환율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수입보다 수출 비중이 크고,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국내 석화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역대급 불황에 나란히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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