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규 입주 물량 급감···매물도 감소강력 대출 규제에 임대인 월세 선호 확산무주택자 주거비 부담 증가···정책 대응 필요
8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월 대비 2.2포인트(p) 오른 154.2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0월(162.2) 이후 최고치로,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에서 100을 넘으면 공급 부족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이후 전세의 월세화가 가팔라지고 있다. 소유권 이전을 조건으로 한 전세자금대출이 금지되고, 임차인의 전세금 반환을 위해 받는 전세퇴거자금대출도 1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전세 계약을 망설이는 상황이다.
실제 시장에서 전세 매물은 줄어든 반면 월세 매물은 증가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2만3832건으로 6·27 대출 규제 당시(2만4855건) 대비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세 물량은 1만8796건에서 1만9480건으로 3.6% 증가했다.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도 크게 줄어들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직방 집계를 보면,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0만323가구로 상반기(14만537가구) 대비 29%, 지난해 하반기(16만3977가구) 대비 39%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입주 물량(32만5367가구)과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전세 매물 감소와 공급 부족,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서울 전세시장은 단기적인 가격 안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세가격 전망지수도 두 달 연속 상승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9월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18.2로 전월 대비 4포인트 올랐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기준선(100.0)을 꾸준히 웃돌며 상승 전망이 우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추석 이후 서울·수도권 전세시장은 매물 부족과 전세에서 반전세·월세 전환 가속으로 전세난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인기 지역은 수요 집중으로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강하고, 외곽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지역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상당수 전세 수요자가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며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장기임대주택 활용, 전세자금 대출·보증보험 이용, 보증금·월세 혼합계약 등 유연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 대표는 "정책적으로는 공공·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지원 강화, 월세 세액공제 확대, 전환율 규제 조정 등이 필요하다"며 "금리·대출 규제와 맞물려 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 있어 단기 안정책과 중장기 공급대책 병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현금자산을 보유한 계층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여력만 제한되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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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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