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서 '로튼토마토' 영화 비평 못본다···3년 동행 마침표

사용성·수익성서 한계···국내 콘텐츠 대비 접근성 낮아

리뷰 서비스 재도입 예정···국내 평점 사이트 제휴 검토

KT스카이라이프가 3년간 이어오던 영화 비평 서비스를 종료했다. 제공 중인 콘텐츠의 성격과 맞지 않아 이용률이 저조했던 탓이다. 회사는 내부 논의를 거쳐 보다 적합한 형태의 서비스를 다시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글로벌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와 계약을 종료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일 영화·TV시리즈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와의 동행을 마쳤다. 로튼토마토 측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3년 반 만이다. 계약은 지난 5월 만료됐고, 계도 기간을 거쳐 이달 최종적으로 서비스를 폐지했다.

로튼토마토는 영화·TV시리즈의 평점, 비평 등 콘텐츠 관련 메타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영화 비평 전문 웹사이트다. 월간 방문자 3억3000만명 중 해외 유입이 48%에 이를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한다.

로튼토마토는 다른 비평 사이트와 달리 평론가 리뷰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 평론가는 다각도의 까다로운 인증 과정을 거쳐 선발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믿을 만한 영화 평점 사이트로 통한다. 최근 개봉한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이곳에서 100% 신선도 평가를 받으며, 한 차례 조명되기도 했다.

KT스카이라이프가 로튼토마토와의 제휴를 결심하게 된 배경도 이와 관련이 깊다. KT스카이라이프가 제공 중인 콘텐츠와 연동해 가입자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 아래 손을 잡았다. 콘텐츠 접근성을 개선하고 사용성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KT스카이라이프는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고객들에게 로튼토마토의 평론가 및 관객 지수 정보를 제공하고, 최고 평점작을 모아 놓은 '로튼토마토 프레시' 주문형 비디오(VOD) 메뉴를 마련하는 등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KT스카이라이프 콘텐츠 다수가 국내 작품인 탓에 해외 서비스 중심의 로튼토마토와는 성격이 맞지 않았다. 국내 작품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로튼토마토 이용률도 저조한 수준에 그쳤다.

무엇보다도 수익성이 떨어졌다. 미디어 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로서는 해외 콘텐츠보다는 국내 콘텐츠의 흥행이 매출 증대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해외 콘텐츠 중심의 로튼토마토로서는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결국 KT스카이라이프는 고심 끝에 로튼토마토와의 동행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리뷰 서비스를 이어가기 위해 국내 평점 사이트들과의 제휴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로튼토마토 서비스 종료는 계약 기간 종료에 따른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 적합한 평점 서비스 도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