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LG엔솔 '유일 흑자'···삼성SDI·SK온 '적자'K배터리 3사, ESS 美 현지 생산 사활 걸어"늘어나는 ESS 수요···향후에도 신설 대신 '전환'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 6013억원의 흑자를,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5913억원, 124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배터리 3사의 실적은 'ESS' 사업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고 볼 수 있다. 유일히 흑자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부터 미시간 홀랜드 공장의 기존 EV(전기차)용 공장을 ESS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북미 내 유일한 ESS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ESS 수주잔고는 120GWh로, 전분기(50GWh)의 두 배를 넘어섰다.
반면 삼성SDI와 SK온의 적자 공통 요인으로는 미국 내 현지 생산능력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이에 두 기업 모두 부리나케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을 따라 미국 현지 시설을 ESS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달부터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내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NCA 기반 ESS용 배터리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또한 내년 4분기부터 주력 제품군인 LFP 배터리 생산을 추가로 시작해 내년 말 기준 연간 3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온 역시 내년 하반기 미국 조지아주 단독 공장의 일부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른 합작공장 전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으며 수주 파이프라인과 고객사 일정을 반영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조율 중이다. 특히 SK온은 포드, 현대차 합작공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전현욱 SK온 재무지원실장은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조지아주 자체 공장 이외에 포드·현대차와 미국 합작공장이 있는데 ESS 생산에 이곳을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지역을 검토하면서 최적의 생산이 가능하도록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보통 배터리 생산을 위해서 기업들은 해당 배터리 공정에 맞춘 생산설비를 세운다. 다만 이번에 3사 모두 공장 전환에 총력을 다하는 이유는 공정 유연성 때문이다. EV용 배터리와 ESS용 배터리는 외형(각형·원통형 등)만 동일하다면 전극 구조만 교체하면 생산이 가능하다. 코터, 조립, 활성화 등 주요 공정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공정 변경의 범위가 제한적이다. 즉 ESS라인 전환은 공정 일부를 리세팅하는 수준에 그치며 신규 공장을 건설할 때 수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몇 개월 내 셋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또한 합작공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서슴없다. 합작법인은 제조사와 고객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설비이기 때문에 다른 고객사를 위한 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상황이 탐탁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현재 전기차 캐즘 국면으로 인해 합작사 간 공통 목표가 '가동률 제고'로 맞춰지면서 전환 협의는 순조롭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다시 살아나 합작사가 EV 라인 복귀를 요구하더라도 전환 자체가 단순 공정 변경 수준이라 재조정이 어렵지 않다"며 "ESS 전용 공장을 새로 세우면 수조원이 드는 데 비해 기존 라인을 활용하면 빠르고 절약적인 대안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3사가 일제히 미국 내 생산라인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에서도 ESS 시장 내 점유율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제적으로 움직인 LG에너지솔루션이 이미 추가 전환 일정을 잇달아 실행 중이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함께 캐나다에 설립한 넥스트스타에너지 윈저 공장에서 연내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 역시 기존 자동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 및 현대차 합작법인도 연내 가동 시 ESS 중심의 운영 계획을 세운 상태로, 내년까지 약 30GWh 규모로 예상됐던 ESS 생산능력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철동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역시 직접 생산능력 확대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ESS 시장의 약 85%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2027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내 점유율의 40%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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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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