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영도 조선소 내 다양한 함정 정박"작년 실적 개선 기점으로, 흑자 폭 높일 것"마스가 프로젝트 연계된 수익성 향상 기대
유상철 HJ중공업 대표가 지난달 31일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조선업 호황 속 고공행진 중인 HJ중공업은 현재 주력 사업인 특수선 등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선박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을 앞둔 비교적 선선한 날씨 속에 HJ중공업 영도 조선소를 찾았다. 조선소에 들어섰을 때 다양한 선박들과 거대한 해상 크레인이 그 위엄을 뽐내며 기자를 맞이했다.
조선소를 5분가량 둘러보던 중 선박 블록을 용접하고 있는 한 작업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는 배를 만드는 초입 단계 중 하나로 각 철판을 이어붙여 거대한 블록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블록들을 다시 조립해 거대한 선체를 완성시키고, 이후 표면 도장과 내부 구조물 설치 등의 작업을 거쳐 하나의 배가 탄생하게 된다.
특수선 블록 공정에 들어섰을 땐 가장 궁금했던 각종 함정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 경비함부터 공기부양정(LSF), 독도함까지 다양한 함정들이 도크 곳곳 정박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안벽에 정박된 거대한 크기의 독도함이 시선을 압도했다. 독도함은 대한민국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함정이다. 앞서 HJ중공업은 작년 말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독도함 창정비 사업(약 423억원)을 따내며 MRO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독도함 맞은편엔 고속상륙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고속상륙정은 고압의 공기를 분사해 바다뿐만 아니라 갯벌, 저수심 등에서도 빠르게 오갈 수 있는 공기부양정(ACV)이다. HJ중공업의 고속상륙정은 시속 최대 90km까지 낼 수 있다.
고속상륙정과 같은 특수선은 스피드가 생명이기 때문에 비교적 두께가 얇은 '박판'을 사용하곤 한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작전에 많이 활용되는 특수선은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벼운 재질의 강판을 사용해 무게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는 알루미늄으로 블록이 제작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십 년 적자 고리 '뚝'···HJ중공업, 도약 준비 완료
HJ중공업은 1937년에 국내 최초로 영도조선소를 설립해 한국 조선 역사의 출발점을 알렸다. 독도함과 마라도함 등 한국 해군의 상징적인 함정을 만들어온 기업이다. 한때 심각한 경영 악화와 재무 위기를 겪으며 결코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걸어왔지만, 2021년 새로운 경영진 체제에 들어선 후부터 현재까지 본격적인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조선 부문의 매출 비중이 건설 부문보다 낮았지만 현재는 두 사업의 매출 규모가 대등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내년에는 흑자 폭이 대폭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HJ중공업은 국내 조선 호황세에 발맞춰 수주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추진으로 대내외 경영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화하면서 향후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유 대표는 "올해 초에 미국 해군 함정 MRO에 필요한 함정정비협약(MSRA) 인증 실사를 완료했고 연말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마스가 프로젝트와 연계되면 기존 실적에 성장 동력이 한층 붙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현재까지 최대 9000TEU급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경험을 토대로, 최대 1만100TEU급까지 건조 역량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미국 선주들과 연말까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함은 전력 유지가 필수적인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비 보강과 야드 확충 등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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