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500원 진입 막았지만"···원·달러, 고환율 '뉴노멀' 시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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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진입 막았지만"···원·달러, 고환율 '뉴노멀' 시대 시작됐다

등록 2025.12.29 13:55

수정 2025.12.29 14:15

문성주

  기자

외환당국 안정 의지에 원-달러 1430원대로 하락 안정세올해 연평균 1422.03원 전망...1998년 넘어선 '역대 최고치'구조적 불안 요소 여전..."원·달러 1400원대, '뉴노멀'될 것"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메시지를 내놓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달러화가 확대기에 보여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정부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메시지를 내놓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달러화가 확대기에 보여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올해 외환시장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달러당 1500원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다만 연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직후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씁쓸한 뒷맛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의 강력한 시장 안정 의지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며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지만, 시장에서는 고환율이 고착화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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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달러당 1500원 돌파는 피했지만 연평균 환율은 역대 최고치 예상

외환당국 개입으로 단기적 안정세 보이나 고환율 시대 고착 우려 확산

숫자 읽기

2024년 연평균 환율 1421.9원, 1998년 외환위기 직후보다 높음

2022년 1291.95원, 2023년 1305.41원, 2024년 1363.98원 기록

1400원대 환율이 일상화되는 현상 지속

배경은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외환당국 강력 개입 의지 표명

'원화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 개입

환율 하락은 기술적 조정에 불과, 중장기 여건 변화는 미미

향후 전망

내년 환율 당국 개입 영향 불확실, 고환율 지속 가능성

상반기 일시적 안정 후 하반기 다시 원화값 하락 우려

고환율 고착 시 국내 투자·경제 위축 위험 커짐

핵심 코멘트

전병철 NH농협은행 과장: 환율 하락은 기술적 조정, 근본적 변화 아님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 내년 하반기 원화값 급락 가능성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1420원대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 대비 과도, 투자 위축 우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3원 내린 1440.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하락폭을 키우며 장 초반 1430원대로 내려앉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외환당국이 환율 관리를 위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구두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최근 환율 하락으로 발등의 불은 꺼졌지만 올해 전체 성적표를 뜯어보면 원화 가치 하락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종가 기준 연평균 환율은 1421.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연평균 원화값(1394.9원)보다도 더 높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과거 경제 위기 당시보다 평시 환율 수준이 더 높게 유지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원화 가치 하락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연평균 원화값은 2022년 1291.95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1305.41원, 2024년 1363.98원으로 하락했다. 올해에는 1420원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400원대가 사실상 일상화되며 고환율이 뉴노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내년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관리 의지에 따라 환율이 1400원대 초중반까지 등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당국 개입에 의한 안정세가 내년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전병철 NH농협은행 FX파생사업부 과장은 "이번 환율 하락은 당국의 관리 기조에 따른 기술적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며 "수급 불균형 등 중장기 환율 여건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새해 초반에는 비교적 차분한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원화값 하락이라는 기존 추세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높고 내년 하반기에는 다시 급격한 원화값 하락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과 같이 1400원 이상의 고환율 현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평균 1420원대 환율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며 "이러한 흐름이 고착하면 원화가 약세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국내 투자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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